끝내기포 배트 주인은 따로 있었다? "고맙다고 꼭 써주세요" [KS5]

(엑스포츠뉴스 인천, 조은혜 기자) SSG 랜더스의 최고참 김강민이 보고도 믿기지 않는 극적인 끝내기 홈런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공교롭게도 이 배트의 주인은 따로 있었다.

SSG는 7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키움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9회말 김강민의 대타 끝내기 홈런으로 5-4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3승을 선점한 SSG는 한국시리즈 우승과 통합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이날 SSG 타선은 키움 선발 안우진에게 꽁꽁 묶이며 7회까지 무득점에 그쳤다. 0-4로 끌려가던 8회말 최정의 홈런으로 두 점을 추격하며 2-4, 9회말 무사 1·3루 상황에서 대타 김강민이 타석에 들어섰다. 그리고 2스트라이크에서 최원태의 3구 144km/h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스리런을 터뜨리고 그대로 경기를 끝냈다.

경기 후 김강민은 "끝내기 홈런을 처음 쳤다. 시즌 때 쳤어도 이런 기분이었을까 싶더라. 시범경기 때 한번 쳐봤는데, 오늘은 베이스 도는데 아무 생각이 없었다"며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고 왔는데, 아무 생각 없이 조동화 코치님 머리를 때렸더라. 어찌됐든 기쁘다. 그말 밖에는 할말이 없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강민이 나갈 만한 몇 차례 찬스가 있었다. 하지만 SSG 벤치는 마지막 기회를 예견이라도 한 듯 김강민을 아꼈고, 그 결과 경기 막판 드라마가 쓰여졌다. 김강민은 "사실 네 번 정도는 '여기서 나가겠다' 싶었다. 그래서 내가 수명이 준다"고 웃으며 "공교롭게도 마지막까지 갔다. 그때는 마지막이니까 바뀔 일이 없어 준비는 하고 있었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NC 다이노스 이명기의 이름을 꺼냈다. 김강민은 "사실 내 배트가 부러져서, 이명기 선수 배트를 받아왔다. 이명기 선수 배트로 홈런을 쳤다"고 말했다. 그는 "4월에 주문한 배트가 미국에서 오지 않았다. 배트가 한 자루 있었는데 그게 부러졌다. 그 배트와 비슷한 배트를 구하고 구하다가 이명기 선수한테 받았다. 그걸로 홈런을 쳐서 너무 고맙다고 꼭 기사 좀 부탁드린다"고 웃었다.

사진=인천, 김한준 기자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