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위, 이태원 참사 난타전…與 “경찰 책임” vs 野 “무정부 상태”

국민의힘 정점식 "근무 태만, 기강해이"
민주당 강민정 "용산구청장 사퇴 권고해야"

[아시아경제 임춘한 기자] 여야가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종합정책질의에서 이태원 참사의 책임 소재를 놓고 난타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직위해제 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류미진 총경(참사 당시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 등 경찰 지휘라인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고통 속에 죽어가는 시민들을 옥상에서 뒷짐 지고 물끄러미 바라보는 저 한 사람에게 국민은 집중하고 있다"며 이 전 용산서장을 저격했다. 이어 "(이 전 서장) 한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경찰이 치안과 안전에 너무 안이한 자세를 갖고 있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보다 정치권력에 눈치를 보는 사람들이 경찰에서 승승장구하는 것 아닌가"라며 "이런 사람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법적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은 이 전 서장과 류 총경 등을 언급한 뒤 "근무 태만, 기강해이란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실시간 현장 상황 보고들과 112 신고들이 제대로 경찰 상층부에 전달되지 않고 사고수습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날을 세웠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실·행정안전부·서울시·용산구·경찰 등을 부실 대응의 책임자로 싸잡아 비판했다. 한병도 민주당 의원은 "10월29일 밤 이태원 거리는 무정부 상태였다"며 "위험 발생 징후가 있었음에도 대통령비서실, 행안부, 서울시, 용산구, 경찰 등 어느 한 곳에서도 정부의 위기 대응 시스템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꼬집었다.

강민정 민주당 의원은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사의 표명할 마음이 없나"라고 물었고, 한 총리는 "수사를 지켜보고 책임져야 할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강 의원은 "법적으로만 문제가 없으면 책임질 일 없다고 말씀하는 것이랑 똑같다"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의 파면을 주장하고, 용산구가 지역구인 권영세 통일부 장관을 향해선 "박희영 용산구청장 사퇴를 권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야 의원들은 외신 기자회견에서 한 농담성 발언으로 논란이 된 한 총리를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총리의 농담이 브리핑 도중 (통역) 문제가 생긴 상황을 풀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일부에서 부적절한 농담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밝혔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도 "외신들이 우리나라 재난 대응을 후진국형이라고 하고 있는데 총리는 외신과의 간담회에서 망언하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