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달 새 4억 떨어졌다…용산보다 낮아진 송파 아파트 값, 왜
서울 '강남3구' 중 하나인 송파구의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송파구 아파트값은 일주일 전보다 0.60% 하락했다. 서울 평균 하락 폭(-0.34%)을 크게 웃돌면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올해 1월부터 주간 조사 기준 송파구 아파트값 누적 하락률은 3.33%로 다른 '강남3구'인 서초구(-0.05%), 강남구(-0.10%)보다 낙폭이 컸다.
실거래가 하락 폭은 더 크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레이크팰리스(2678가구) 전용 84㎡는 지난달 26일 17억9500만원(18층)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5월 22억3000만원(9층)과 비교해 5개월여 만에 4억원 이상 하락한 것이다. 해당 면적 최고가는 지난해 11월 24억8000만원(18층)인데, 1년 여 만에 6억8500만원이 떨어졌다. 현재 해당 면적의 매도호가는 18억~22억원 수준이다.
잠실 대장주로 불리는 '엘리트(잠실엘스·리센츠·트리지움)'의 전용 84㎡ 실거래가도 20억원 선까지 후퇴했다. 잠실엘스(5678가구) 전용 84㎡는 지난달 7일 19억5000만원(12층)에 거래됐는데, 지난해 10월 최고가 27억원(14층)보다 7억5000만원 하락했다.
리센츠(5563가구)의 전용 84㎡ 지난달 실거래가는 20억2000만(29층)~20억3000만원(16층) 이다. 역시 지난 4월 최고가 26억5000만원(17층)에서 6억3000만원가량 떨어졌다. 트리지움(3696가구) 역시 지난해 최고가(24억5000만원)보다 5억원 낮은 19억5000만원(26층)에 지난달 팔렸다. 잠실에서 영업 중인 한 중개업소 대표는 "잠실 일대 집값이 큰 폭으로 내리면서 조급해진 집주인들이 늘고 있다"며 "매물은 더 쌓이고 가격을 2~3억원 더 내린 매물도 나오고 있지만 좀처럼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규모인 가락동 헬리오시티(9510가구) 전용 84㎡도 약세가 두드러진다. 지난달 17억8500만원(5층)에 거래됐고, 인근 중개업소엔 16억원대 매물까지 등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송파구 재건축 대단지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잠실주공5단지(3930가구) 전용 81㎡는 지난달 24억4100만원(9층)에 거래됐는데, 지난해 최고가 29억5000만원(15층)보다 5억원 이상 하락한 가격이다. 올림픽선수기자촌(5540가구) 전용 83㎡도 지난해 최고가 24억7000만원보다 5억원 이상 빠진 18억7000만원(24층)에 지난달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송파구의 하락 폭이 큰 이유로 인구 이동이 많은 대단지 아파트가 밀집해 있다는 점을 꼽는다.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인구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송파구의 인구는 66만8261명으로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았다. 송파구에는 3000가구 이상의 대단지 아파트가 밀집해 있다. '엘리트(잠실엘스·리센츠·트리지움)'의 가구 수만 1만4938가구이며, 초대형 단지 헬리오시티(9510가구), 파크리오(6864가구) 등을 합하면 3만1311가구에 달한다. 특히 거래가 드문 집값 하락기엔 가격을 크게 낮춘 급매물 등이 거래될 가능성도 크다.
또 최근 하락세를 주도하는 잠실 일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된 탓도 있다. 최근 전셋값이 동반 하락하면서 매매가격도 더 내려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송파구가 '강남3구'로 불리지만 이미 평균 아파트값은 용산구보다 낮아졌다"며 "잠실동 일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했다"고 설명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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