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영화 뷰] '아바타2' 190분·'블랙 팬서2' 161분, 길어지는 러닝타임…대작들의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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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러닝타임이 120분 분량인 건 어느덧 옛말이 됐다.
개봉을 앞두고 있는 '블랙 팬서2: 와칸다 포에버'의 러닝타임은 161분이다.
이전에는 러닝타임이 길어질 경우 다른 영화는 물론, 해당 작품의 상영 횟수가 줄어드는 일을 걱정했다.
숏폼 콘텐츠가 유행하는 현시점에, 러닝타임이 점점 길어지고 있는 건, 극장용 영화가 지속해나갈 수 있는 하나의 방식으로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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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러닝타임이 120분 분량인 건 어느덧 옛말이 됐다. 지난해 '듄'이 155분,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156분, '하우스 오브 구찌'가 158분으로 2시간을 가볍게 넘기더니 '더 배트맨'이 176분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기에서 시간은 점점 더 늘어난다. 할리우드 리포트, 데드라인 등 미국의 매체들은 13년 만에 만들어진 '아바타'의 속편 '아바타: 물의 길' 러닝타임이 190분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전작 162분보다 약 30분 가까이 늘어난 길이다.
개봉을 앞두고 있는 '블랙 팬서2: 와칸다 포에버'의 러닝타임은 161분이다. 전작의 길이는 135분이었다. 2시간을 훌쩍 넘기고, 3시간이 넘어가는 러닝타임은 코로나19 이후 빠르게 성장하는 숏폼 콘텐츠 시장과 반대의 지점에 있는 셈이다.
짧은 영상들에 익숙해진 관객들에게 긴 러닝타임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과거의 사례를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마블이나 DC 등 세계관이 뻗어나가는 프랜차이즈 작품의 팬들은 러닝타임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
오히려 블록버스터라는 장르에 맞도록 서사를 정성스럽게 구현해 주길 바란다. 7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예매율에 따르면 '블랙 팬서2'는 74.2%의 예매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팬데믹 이후 흥행에 성공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148분이었으며 '이터널'은 156분이었다. 다니엘 크레이그의 마지막 007 시리즈 '007 노 타임 투 다이'는 163분이었다. 이는 007 작품 중 가장 긴 시간이었다.
이전에는 러닝타임이 길어질 경우 다른 영화는 물론, 해당 작품의 상영 횟수가 줄어드는 일을 걱정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경우 기본적으로 개봉 당일 800~1000개 이상의 스크린을 확보하며 시작한다. 여기에 러닝타임이 길 경우 운영 시간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한 스크린에서 상영할 수 있는 횟수가 줄어든다. 자연스럽게 다른 작품도 시간적인 제한 때문에 피해를 보기도 한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관객들의 OTT와는 다른 경험을 원하는 관객들로 인해 아이맥스, 4DX, 돌비 애트모스, 스크린 엑스 등 특수관에서 블록버스터 관람을 선호하고 있다. 일반 상영관에 비해 티켓값이 비싼 특수관에 관객들이 몰리며 극장 측에서는 한결 수익 창출에 용이해졌다.
숏폼 콘텐츠가 유행하는 현시점에, 러닝타임이 점점 길어지고 있는 건, 극장용 영화가 지속해나갈 수 있는 하나의 방식으로도 읽을 수 있다. 숏폼 플랫폼과 극장은 시작부터 목표와 내어줄 수 있는 것들이 다르다. 영화는 러닝타임 동안 시각과 청각 등의 감각을 경험하게 만든다. 그리고 영화가 주는 쾌감과 여운을 가지고 돌아간다.
이에 블록버스터 작품들은 개의치 않고 시간에 조금 더 차별화를 둘 수 있게 됐다. 보여주고 싶은 것들을 한 껏 보여줄 수 있는 무대가 된 것이다. 또 하나 분명한 건 러닝타임이 길어질 수록 영화가 가지는 자신감과 완성도도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관람 여부는 개인의 선택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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