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믿을 면세유!'…경기도 주유소 91% 면세유 폭리

과세유와 면세유 판매 구조

[아시아경제(수원)=이영규 기자] 경기도 내 면세유 판매 주유소 10곳 중 9곳이 적정가보다 비싸게 면세유를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면세유는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농ㆍ어민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유류를 공급하기 위해 원가와 적정 마진을 고려한 가격(일반소비자가)에서 부가가치세(10%)와 각종 유류세(교통세·교육세·개별소비세 등)를 면제한 기름이다.

경기도는 지난 9월17일부터 30일까지 도내 면세유 3종(휘발유ㆍ경유ㆍ등유) 전체 판매 주유소 164곳을 대상으로 가격표시 현황을 점검한 결과 전체 대상의 91%에 해당하는 149곳이 적정가보다 면세유를 비싸게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7일 밝혔다.

A 주유소는 일반 소비자에 파는 과세 유가(휘발유)가 1ℓ당 1798원일 때 면세유를 1400원에 판매했다. 이는 과세 유가(1798원)에서 세금(632원)을 제한 적정 면세유 가격(1166원)보다 234원(20%)이 비싼 것이다.

B 주유소는 과세 유가(경유)가 1ℓ당 1870원일 때 면세유를 1530원에 팔았다. 이는 과세 유가(1870원)에서 세금(506원)을 제한 적정 면세유 가격(1364원)보다 166원(10.8%)을 더 받은 것이다.

이번 점검 결과 주유소 164곳 중 149곳이 면세유 적정가(일반소비자 판매가에서 세금 면제분을 제외한 가격) 대비 휘발유는 평균 10.9%(121원/ℓ), 경유는 평균 6.3%(85/ℓ) 추가 마진을 붙여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는 다만 면세 등유의 경우 오피넷(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미고시 사례가 많아 추가 마진 여부 계산에서 제외했다.

도는 상당수 주유소가 면세유 정의에 맞게 가격을 책정하지 않고 임의로 이중 마진을 수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주유소 내 부정확한 면세유 가격 표시로 농ㆍ어민이 정확한 면세유 적정가격을 파악하지 못한 경우도 확인됨에 따라 주유소 등 사업자를 대상으로 지속적인 교육과 함께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주요 부정확한 면세유 가격 표시 유형을 보면 ▲면세액 오기 102곳(62.2%) ▲면세유 가격표시판에 표기된 '정상가격'과 일반소비자 판매가 불일치 40곳(24.4%) ▲가격표 일부 또는 전체 누락 31곳(18.9%) ▲오피넷 가격 보고 오류(미보고ㆍ판매가격과 상이) 38곳(23.2%) 등이다. 이는 모두 '석유사업법'(제38조의2) 위반으로 최대 1000만원의 과태료 대상이다.

김지예 도 공정국장은 "주유소의 부당이득 수취 및 가격표시제도 위반으로 고유가ㆍ고물가 시대 농ㆍ어민 면세유 제도 취지 퇴색이 우려된다"며 "10원, 20원이라도 면세유 제도로 인한 혜택이 농어민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관련 부서 등에 결과를 공유하고, 시ㆍ군의 과태료 부과 등 행정조치를 적극 협조 요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