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용산 112상황실, ‘핼러윈 데이’ 사실상 올해 첫 컨트롤 타워

허경준 2022. 11. 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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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경찰서 112치안종합상황실(112상황실)이 이태원 핼러윈 데이 행사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은 것이 사실상 올해가 처음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7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이태원에서 열린 핼러윈 데이 행사를 주관한 것은 서울 용산경찰서 생활안전과(생안과)였다.

이에 따라 112상황실이 생활안전과 소속이었던 지구대·파출소 인력의 관리를 맡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이태원 핼러윈 데이 행사도 주관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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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자치경찰제 시행’으로 112상황실서 핼러윈 행사 대비
2020년~2021년 코로나19로 집합금지, 서울청 기동대 동원
올해 첫 행사서 파출소 인원 30여명으로 13만명 ‘인파 관리’
5일 서울광장 인근 도로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허경준 기자] 서울 용산경찰서 112치안종합상황실(112상황실)이 이태원 핼러윈 데이 행사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은 것이 사실상 올해가 처음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7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이태원에서 열린 핼러윈 데이 행사를 주관한 것은 서울 용산경찰서 생활안전과(생안과)였다. 2015년~2019년 이태원 핼러윈 데이 행사는 매년 경찰 추산 18만명 이상의 인파가 모였지만, 압사 관련 사고가 발생한 적이 없었다. 올해는 경찰 추산 13만명이 이태원에 모였다.

112상황실은 지난해부터 이태원 핼러윈 데이 행사를 주관해 대비했는데, 지난해와 2020년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진 시기였다. 이에 서울지방경찰청 차원에서 인파의 해산과 귀가 독려를 위해 2020년 기동대 1개 중대, 지난해 기동대 3개 중대를 투입했고 용산서 112상황실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대비는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상 112상황실이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은 첫 행사에서 참사가 발생한 것이다.

수년간 핼러윈 데이 행사를 주관했던 생활안전 담당 부서가 지난해부터 제외된 것은 지난해 1월부터 시행된 ‘자치경찰제’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른 자치경찰제 시행으로 지난해 1월 경찰법이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로 전부 개정되고, 경찰청의 조직과 정원 등을 조정하는 내용으로 ‘경찰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도 전부 개정돼 시행됐다.

이에 따라 112상황실이 생활안전과 소속이었던 지구대·파출소 인력의 관리를 맡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이태원 핼러윈 데이 행사도 주관하게 된 것이다.

용산서 112상황실 행정팀에서 올해 이태원 핼러윈 데이 행사 대비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는데, 경험이 부족한 112상황실은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낸 것으로 나타났다.

용산서 생활안전 부서에서 핼러윈 데이 행사를 주관했던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파가 집중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인구 밀집으로 인한 압사 및 추락 등 안전사고 상황 대비’ 계획을 세웠다. 2015년~2019년에는 해밀톤 호텔 일대부터 이태원 소방센터까지 다중인파 운집에 따른 이태원로 1차선 교통체증과 인파관리를 위해 서울청 경비계에 경력지원을 요청하고 물통 폴리스라인 설치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핼러윈 행사를 주관했던 112상황실은 3년 만에 맞는 ‘노 마스크’ 핼러윈 데이에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측했음에도 이렇다 할 압사 대비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또 112상황실은 올해 이태원 핼러윈 데이 행사에 동원된 경력 관리에도 미숙했다. 용산서는 참사 당일 이태원에 137명을 투입했는데, 이태원 파출소 근무 직원은 11명이고 탄력근무자를 포함해 112상황실의 지휘를 받는 파출소 소속 경찰은 32명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형사과 50명, 여성청소년과 4명, 외사과 2명, 생활안전과 9명 등 지구대 경력을 제외하고 100여명에 달하는 경찰이 현장에 있었음에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 했다.

용산서가 작성한 ‘2022년 이태원 핼러윈 데이 치안상황 분석과 종합치안 대책 보고’ 문건에는 112상황실장 주재로 핼러윈 상황대응팀을 구성해 현장 상황관리와 인력 운영 등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럼에도 112상황실은 형사과 경력 등을 인파 관리에 활용하지 못하고 파출소 경력만 이용해 13만명이 운집한 핼러윈 데이 행사를 관리하려 했다.

향후 진행될 경찰청 특별수사본부의 수사와 감찰에서는 112상황실의 핼러윈 데이 행사 대비 과정과 경력 운영 등을 점검해 컨트롤 타워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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