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업들 183조원 이자부담"‥침체 우려에 멈춰 선 월가

조유진 2022. 11. 7.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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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금리 인상 행보가 이어지면서 월가가 침체에 빠져들고 있다.

높아진 이자율과 경기 침체 우려 탓에 기업공개(IPO), 차입, 인수·합병(M&A) 등 금융투자활동 전반에 제동이 걸렸다.

피치레이팅스는 이 같은 금리 인상 여파로 미 기업들이 올해와 내년에 추가로 부담해야 이자비용이 최소 2000억달러(약 28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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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0월 M&A 실적 10년來 가장 둔화
(사진출처"AP뉴스)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금리 인상 행보가 이어지면서 월가가 침체에 빠져들고 있다. 높아진 이자율과 경기 침체 우려 탓에 기업공개(IPO), 차입, 인수·합병(M&A) 등 금융투자활동 전반에 제동이 걸렸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통상 가을은 미 월가에서 일년 중 가장 바쁜 시기이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며 최근 몇 주 사이 주식 거래·신규 대출·기업 M&A 실적이 모두 주춤하다고 전했다.

미 연준이 이달 초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이른바 ‘자이언트스텝’을 4연속 단행하면서 미 금리 상단은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인 4.0%로 뛰었다. 피치레이팅스는 이 같은 금리 인상 여파로 미 기업들이 올해와 내년에 추가로 부담해야 이자비용이 최소 2000억달러(약 28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고금리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자생력을 갖지 못한 한계기업들은 차입 비용 상승 압박으로 줄도산하는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앞서 미 완성차 빅3 업체인 포드조차 금리 인상에 따른 부채 압박 등으로 올해 수익 목표치를 하향 조정하는 타격을 받았다.

고금리로 시중에 현금이 메마르자 IPO 시장도 불황이다. WSJ은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을 인용해 지난달 미국에서 상장된 기업들의 전체 공모 규모가 16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95%나 줄었다고 전했다. 상장을 준비 중이던 기업들이 얼어붙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상장 시기를 미루면서 공모 규모가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사상 최대 호황을 구가하던 미국 기업들의 M&A 시장도 다르지 않다. 딜로직은 9~10월 두 달간 미국 내 M&A 규모는 2190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43%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한 달 실적 기준으로는 지난 2011년 이후 11년 만에 가장 둔화된 것이다.

미 월가는 일찍이 현재의 인플레이션 상황이 주식 시장을 탈선시킬 수 있는 최대 위험으로 지목했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긴축 기조 장기화와 원가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 문제가 기업 이익과 동력 둔화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소매업체 인조이 테크놀로지는 지난해 10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와의 합병을 통해 상장에는 성공했지만, 이후 자금 조달과 투자자 확보에 실패해 지난 6월 파산보호신청을 냈다.

금리 영향으로 금융투자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투자자들은 고위험 성장주 대신 안전 자산에 눈을 돌리고 있다.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늘어나면서 미국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 시장도 약세 흐름으로 전환했고, 그 결과 정크본드 기업에 경고음이 켜지고 있다. 저금리 시대 고수익을 내세워 몸집을 키웠지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로 지난달 CLO 발행액수가 지난해 동월과 비교해 약 70% 감소한 540억달러에 그쳤다.

CLO 시장의 약세 전환한으로 매도가 본격화되면 자금 조달 어려움으로 미 한계기업들의 줄도산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CLO가 저신용 기업들의 중요한 자금줄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CLO 수요 감소는 저신용 기업들의 차입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 문이다. WSJ은 "이 같은 시장 상황은 일부 기업들을 생사의 갈림길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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