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자율주행 로봇체어타고 전시 관람…사회적 약자 접근성 활짝
공항·역사·병원 확산 기대…내년 대구 미술관서 실증
[아시아경제 오수연 기자] KT가 '자율주행 스마트로봇체어'로 사회적 약자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다리가 불편한 사람들이 자율주행 체어로 편리하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는데, 공항, 도서관, 병원 등으로 확대해 사회적 약자의 활동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6일 KT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디자인랩 3층 디자인홀 공간에서 진행중인 대체불가능토큰(NFT) 특별전에 제공되는 스마트로봇체어를 직접 타고 관람해봤다. 스마트로봇체어는 KT의 통신 역량과 로봇 플랫폼, 대동모빌리티의 하드웨어, 코가로보틱스의 자율주행 기술이 만나 탄생했다.
겉모습은 전동휠체어와 비슷하게 생겼다. 목적지를 미리 설정하고, 관람객이 탑승하면 스스로 전시장을 돌면서 관람을 돕는다. 작품 앞에 도달하면 약 10초간 정지하고, 관람이 끝나면 다음 작품으로 이동한다. 안전을 위해 장애물 충돌 감지 기능, 자동 멈춤 기능, 경로 우회 기술 등이 적용됐다.
눈으로 볼 때는 걷는 것보다 속도가 느려보여 조금 답답할 것 같았으나, 실제 탑승해보니 적절한 속도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멈추고 출발하는 것이 부드러워서 몸이 튕겨져나갈 우려가 없었다. 셔틀같이 전시장 내부를 오고 가는 기능만 생각했지만, 작품에 도달하면 관람하기 편한 위치로 세부 조정하고, 10초간 멈춰서 걸어서 보는 것보다 편리했다. 수동으로도 제어할 수 있어 10초 이상 관람하고 싶으면 멈춤 버튼을 누르면 된다.
박희선 KT AI·로봇사업시너지팀 차장은 "라이다, 카메라 센서로 물리적 장애물에 도달하면 멈춘다. 탑승자가 터치패널의 비상 버튼을 누를 수도 있고, 하단 긴급멈춤 버튼을 탑재해 3단계 안전 장치를 강구했다"며 "향후 KT의 통신 플랫폼을 기반으로 관제 플랫폼을 탑재하면 원거리에서도 보호자나 관리기관이 노약자, 장애인의 위치와 위급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고 밝혔다.
KT는 자율주행 스마트로봇체어가 이번에 선보인 전시관뿐 아니라 공항, 역사, 병원, 호텔 등 다양한 장소에서 사회적 약자의 이동을 지원할 수 있는 로봇 솔루션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내년 8~10월에 대구지역 미술관에서 실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차량 간 통신을 도입해 앞뒤 로봇끼리 연결하고, 공간 정보를 공유해 통합 관제한다. 태블릿과 이어폰 등도 탑재해 도슨트 기능도 추가한다.
박 차장은 "장애인, 고령 인구가 증가하면서 보행 약자가 늘어나는 추세에 따라 전시 관람 등 도보 이동에 대응할 솔루션 마련이 필요하다"며 "현재 국내 약 1000개에 달하는 박물관, 미술관을 타깃으로 한다. 해외 사례를 보면 미국, 일본은 공항에서 자율주행 휠체어를 사용한 사례가 있다. 국내에서도 공항 등에서 쓸 수 있는 새로운 솔루션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와이파이를 이용하는 것을 LTE, 5G로 관제하거나, KT의 인공지능(AI) 기가지니를 탑재할 경우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장기적으로는 사회적 약자뿐 아니라 모든 사람을 위한 기기로 진화할 예정이다. 이헌중 대동모빌리티 모빌리티개발팀장은 "1차 프로토타입을 만드고 한강잠원공원에서 PoC를 했을 때 지나가는 어르신께 타보시라고 하니 걸을 수 있는데 왜 타냐며 거부감을 보였다"며 "장애인과 고령층이 거부감을 느끼는 디자인을 탈피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장애인, 고령층을 타깃으로 하지만 실제로는 누구나 다 탈 수 있는 차량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재국 KT AI·로봇사업단 팀장은 "기술이 발달하면 걸어가는 것보다 더 안전하고, 원하는 시간에 쾌적한 경로로 이동할 수 있다. 예컨대 자동문에서 인증이 돼 건물 간 이동이 자유로워지거나, 병원 같은 곳에서 간호사를 기다릴 필요가 없어서 일손을 덜 수 있다"며 "새로운 주체와 연결되면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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