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신대륙③] 굿파트너 싱가포르가 온다

정진영 2022. 11. 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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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가 21세기의 콜럼버스다. 한류의 지평이 넓어지고 있다. 세계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중심지 미국의 벽을 당당히 넘고, 안주하기는 커녕 계속해 새로운 문화권, 새로운 시청자들을 포섭하며 그 영향력을 확장해가고 있다. 문화 콘텐츠에 대한 기준이 확고한 아랍 시장마저 이제 K콘텐츠를 롤모델로 삼고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특히 그간 한류로 크게 주목받지 못 했던 사우디아라비아와 싱가포르에서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일간스포츠는 3회에 걸쳐 신대륙을 찾아 나선 한류 탐험을 눈여겨봤다.〈편집자 주〉

영화 '아줌마'.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아시아의 ‘네 마리 용’ 한국과 싱가포르가 드디어 문화 콘텐츠로 만났다. 싱가포르에서 한국 드라마에 대한 위상이 날로 높아지는데 이어 양국의 첫 합작 영화가 만들어지며 앞으로 문화 교류에 기대를 거는 시선이 늘었다.

지난달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출품작 ‘아줌마’는 한국-싱가포르 합작 영화다. 한류에 푹 빠진 싱가포르의 아줌마 안티(홍휘팡 분)가 인생 처음으로 한국 방문에 도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오는 19일(현지 시간) 개막하는 ‘제59회 금마장’에서 각본상, 신인감독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등 4개 부문에 후보로 노미네이트 됐다.

무엇보다 뜻 깊은 것은 이 영화가 한국과 싱가포르의 첫 합작 영화라는 것이다. 현지에서 떠오르는 신예로 주목받고 있는 허슈밍 감독이 실제 한국 드라마를 사랑하는 자신의 모친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스크린에 옮겼다.

허슈밍 감독은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동안 진행된 간담회에서 “엄마가 서너편의 한국 드라마를 동시에 보고 있다는 걸 알았다. 엄마가 얘기하는 걸 잘 들어보니 드라마에 나오는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계시더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영화에는 한국 배우 강형석이 참여했고 여진구도 특별 출연으로 등장했다. 한국에서는 아직 배급사를 찾지 못했지만, 싱가포르 현지에서는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하고 있는 기대작이다.

'사랑의 불시착', 사진=tvN 제공

최근 들어 싱가포르에서 한국 콘텐츠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아시아 최대의 OTT 플랫폼 뷰(Viu)가 공개한 순위 자료를 보면 현지에서 한드가 늘 시청 순위 톱에 자리하고 있다. 2020년작 ‘사랑의 불시착’이 현지에서 크게 흥행했다. ‘아시안 아카데미 크리에이티브 어워즈’에서 최고의 드라마 시리즈 상을 받으며 한드에 대한 열기는 한층 고조된 분위기다.

한국 콘텐츠에 대한 싱가포르의 관심은 작품 지원으로 이어졌다. 작품성, 화제성을 모두 손에 쥔 드라마 ‘작은 아씨들’는 싱가포르관광청의 지원을 받았다. 이 덕에 코로나 팬데믹 기간임에도 ‘작은 아씨들’은 싱가포르의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한국 안방극장에 전달할 수 있었다. 방송 후 ‘작은 아씨들’ 로케이션 촬영지를 찾아가 보는 관련 콘텐츠들도 크리에이터들 사이에서 많이 나오고 있다.

‘작은 아씨들’. 사진=tvN 제공
박은빈 싱가포르 팬미팅. 사진=뷰(Viu) 제공

이 같은 좋은 분위기 속에 스타들도 싱가포르 행을 주저하지 않는 분위기다. 최근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성공리에 끝낸 배우 박은빈이 오는 11일 싱가포르에서 아시아 팬미팅을 진행한다.

아시아원(AsiaOne), CNA, 라이프스타일(Lifestyle), 데일리 뉴스 등 수십여 개의 싱가포르 현지 매체들은 이 소식을 크게 다뤘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인기와 더불어 박은빈의 전작들인 ‘스토브리그’,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연모’ 등 전작들도 자세히 소개했다.

‘아줌마’의 주인공을 연기한 홍휘팡은 “한국과 싱가포르 사이의 첫 합작이라는 의미에 감사하다. 한국에서 영화가 개봉할 수 있다면 더 기쁠 것 같다. 앞으로 한국과 싱가포르 간 공동 제작 작품이 늘어났으면 싶다”고 했다.

싱가포르 국민배우의 바람처럼 이제 막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한국과 싱가포르 양국의 문화 교류가 앞으로 더욱 확대될 수 있을지 한류의 미래가 궁금해진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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