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재전망]②배터리 3사, 북미서 3년 뒤 전기차 645만대 배터리 만든다
LG엔솔, 북미 최대 배터리기업 도약
SK온·포드, 삼성SDI·스텔란티스 합작
대미 배터리·양극재 수출도 급증
편집자주 - 미국이 내년 시행을 앞둔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IRA) 내 세액공제와 관련한 세부 지침을 마련하기 위한 최종 절차에 착수했다. 인플레 감축법은 북미에서 최종 생산 전기차 구매자에 대한 세금을 공제하면서 그 대상을 북미에서 최종 조립되는 전기차로 한정했다. 전기차 부품과 원자재인 광물 역시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나라에서 채굴, 가공된 비율이 일정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우리 자동차, 배터리 기업들은 그동안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공급망을 서둘러 바꿔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세제지원 대상에서 빠지게 된다면 가격 경쟁력을 상실해 악재가 될 것이란 우려다. 반면 I인플레 감축법을 기회 삼아 선제적인 투자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국내 기업들이 인플레 감축법 세부 지침에 어떤 내용이 담기길 원하는지 짚어보고 북미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전략에 대해 모색해본다.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IRA) 시행이 두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배터리 업계의 북미 생산거점 확보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현지 생산설비를 확보하고, 원자재 공급망을 선제적으로 갖춰 IRA의 직접적인 혜택을 받아야 고객사인 완성차 업체와 협력에 대한 신뢰를 깨뜨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2025년 북미 지역에서 430GWh에 달하는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전기차 645만대(1GWh는 전기차 1만5000대 생산)에 달하는 양으로, 지난해 세계 전기차 판매량(660만대)에 버금가는 규모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 스텔란티스, 혼다와 합작하면서 명실상부한 북미지역 최대 배터리 기업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GM과 합작사인 '얼티엄셀즈'와 첫 번째 공장은 하반기 가동을 시작했다.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1공장은 40GWh 규모로 현재 수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2공장과 3공장은 각각 테네시주와 미시간주에 2023년, 2025년에 들어설 예정이다. 생산 규모는 45GWh, 50GWh로 3공장이 완공되는 3년 뒤에 135GWh 이상 생산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텔란티스와도 4조8000억원을 투자해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45GWh 규모의 생산설비를 2024년 상반기에 확보하게 된다. 배터리 셀 뿐 아니라 모듈 생산 라인도 양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혼다와 오하이오주에 합작 공장을 건설키로 합의했다. 총 44억 달러(약 6조3000억원)를 투자해 40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단독 생산설비도 확보한다. 2012년 미시간주에 20GWh 규모의 공장에 대한 증설을 진행 중이며, 2024년 하반기에 애리조나주 생산설비 확보에 1조7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검토 중이다.
올 1분기 미국 조지아주에 1공장 가동을 시작한 SK온은 내년 11.7GWh 규모의 2공장도 가동에 돌입하게 된다. 미국을 포함해 헝가리, 중국 등에 2017년 1.6GWh였던 생산능력을 올해 말 기준 77GWh로 확대하고 2030년까지 500GWh 이상 늘릴 방침이다.
또 포드와 합작인 'SK블루오벌'도 2025년 가동을 목표로 테네시주와 켄터키주에 생산시설을 추가한다. 생산능력은 각각 43, 86GWh이며, 투자 금액은 5조1000억원에 달한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합작으로 인디애나주 생산공장을 2025년 1분기에 가동할 예정이다. 최대 31억달러를 투자해 33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스텔란티스가 북미지역에 추가 배터리 공장 신설 계획을 공개하면서 협업 가능성도 제기된다.
배터리 소재 기업들도 북미 지역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GM과 내년부터 1단계로 약 4억달러를 투자해 합작사 '얼티엄캠'을 세우고 캐나다 퀘벡주에 대규모 합작공장을 만든다. GM 전기차 배터리용 하이니켈 양극재를 생산하고 북미 배터리 핵심 소재 공급망 구축의 전진기지로 삼을 계획이다.
또 광양공장에서 생산한 하이니켈 양극재를 내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얼티엄셀즈에 공급한다. 양사는 합작사를 중심으로 중간 원료인 전구체 공장 신설, 양극재 공장 증설을 추진하는 등 협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LG화학도 북미 지역에 2025년 가동을 목표로 양극재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달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전지재료사업 확장을 위한 북미 양극재 생산설비 건설계획 수립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며 "현재까지 계획된 협력이 모두 진행된다면 인플레 감축법에 따른 시기별 메탈 관련 요건을 만족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배터리 분리막 사업 진출도 검토 중이다.
에코프로비엠은 포드, SK온과 북미에서 양극재 생산 시설을 구축하기 위해 공동 투자한다. 연내 공동투자를 위한 본 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하반기 공장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현재 투자 금액과 지분율을 비롯해 공장 소재지를 조율 중이다.
배터리·소재 업체들의 북미 지역 진출 확대로 대미 배터리 수출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기준 리튬이온전지 대미수출액은 21억9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68% 증가한 바 있다. 올 1~8월까지 전체 배터리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절반(48.5%)에 해당한다. 독일(16.4%), 헝가리(9.1%), 폴란드(7.0%)가 뒤를 잇고 있다. 같은 기간 양극재 대미 수출도 7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00% 이상 증가했다.
김경화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인플레 감축법의 전기차 보조금 규정은 배터리 부품의 '북미지역 내 조립 또는 제조'를 요건으로 하고 있어 국내 기업이 현지에서 양산하는 시점에는 세액공제 혜택에 따른 가격 경쟁 우위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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