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CEO" 칼날 휘두른 머스크에 트위터는 大혼란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가 새로운 수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맞아 '파괴의 일주일'을 보낸 뒤 혼란을 겪고 있다. 비용 절감을 이유로 직원 절반이 해고된 상황에서 실수로 내보낸 직원들을 붙잡는가 하면, 머스크 CEO가 내놓은 유료 서비스 구독 요금 인상 시점을 연기하는 등 머스크 CEO 특유의 속도전에 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트위터 내부에서는 머스크 CEO를 향해 "잔인하다", "직원들을 '노동 로봇' 취급한다"는 등의 악평이 쏟아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6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위터가 지난 4일 해고한 직원 중 일부에게 다시 연락을 취해 다시 돌아와달라고 요청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고가 실수로 이뤄졌거나 뒤늦게 머스크 CEO가 구상하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필요한 인력이라고 판단해 연락을 취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설명이다.
트위터는 지난 4일 전체 직원 7500명 중 절반인 3700명을 해고했다. 머스크 CEO는 "회사가 하루에 400만달러(약 56억원)가 넘는 적자를 보고 있어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해고 배경을 밝혔다. 블룸버그는 "많은 직원이 이메일이나 메신저인 슬랙 등 회사 시스템에 대한 접근이 갑자기 막힌 뒤 해고 소식을 듣게 됐다"면서 "일부 직원에 대한 복귀 요청은 그 과정이 얼마나 급하고 혼란하게 진행됐는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해고가 진행된 트위터의 내부 분위기는 최악이다. 머스크 CEO는 남아있는 직원들에게 새로운 기능을 빨리 출시할 수 있도록 하라며 독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일부 직원들은 출시일을 맞추려고 사무실에서 잠을 자면서 근무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경제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직장인들의 익명 리뷰 애플리케이션(앱) '블라인드'에 머스크 CEO에 대한 악평이 넘쳐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트위터 직원은 "잔인한 의사결정권자가 (트위터라는) 배의 키를 잡았다"면서 "스릴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비상근무는 신이 난다"고 비꼬았다. 다른 직원은 "인정이 있고 사람을 우선으로 하는 직장 문화가 완벽하고 빠르게 파괴됐다"고 지적했다.
트위터가 직원들에게 정리해고를 예고하는 메시지를 보냈던 날에는 "머스크가 인수하기 전까지는 회사가 좋았다"는 글이 블라인드에 올라왔다. 한 소프트웨어 선임 개발자는 머스크 CEO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회사가 직원들을 "노동 로봇"으로 취급한다고 비판한 뒤 "24시간 내내 사무실에서 일하고 잠자면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고 꼬집었다. 또 "트위터는 혼돈에 빠졌다. 머스크 자존심은 화성만 한데 본인이 무엇을 하는지 전혀 모른다"는 글도 블라인드에 게재됐다.
앞서 머스크 CEO의 갑작스러운 해고 조치에 유엔(UN)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등은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폴커 튀르크 유엔인권최고대표는 전날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홈페이지에 공개한 서한으로 머스크 CEO에 "당신이 이끄는 트위터에서 인권이 경영의 중심이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일 "일론 머스크가 나가서 세계 전체에 거짓말을 내보내고 뿜어내는 수단을 사들였다. 미국에는 이제 편집자가 없다"고 비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 CEO가 트위터에서의 일주일을 보내는 동안 경영 전문가들이 내놓은 조언을 무시했다"면서 "자신을 '나노 매니저'라고 표현했던 머스크 CEO가 테슬라와 스페이스X를 세울 때의 전략을 적용하고 있는 듯 보인다. 제품 결정에 직접 개입해 해결하려는 집착과 기업 구조, 속도에 대한 명령이 대표적"이라고 전했다.
실제 머스크 CEO는 인수한 직후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지난 1일 사용자 인증 기능을 포함한 유료 서비스 '트위터 블루'의 요금을 4.99달러에서 8달러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광고주에 의존도가 높은 트위터의 수익 구조를 바꾸기 위한 첫 번째 조치였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면 연예인이나 기업, 정치인처럼 이름 옆에 진짜 계정이라는 확인의 의미로 '블루 체크' 마크가 생긴다. 트위터는 이 서비스를 전날 출시했다.
하지만 이후 출시 시점을 오는 9일로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8일 진행될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 조치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내부에서 뒤늦게 제기됐고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매니저가 "출시 시기를 중간선거 이후인 9일로 미루기로 했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NYT는 "9일은 선거 바로 다음 날로 투표 집계가 아직 진행 중이어서 결과가 확정되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머스크 CEO는 측근들과 트위터 수익 구조를 다양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집중, 트위터 블루 외에도 유료 다이렉트메시지(DM) 추가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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