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브랜딩 시대 ] 다이내믹 부산, 리브랜딩 통한 ‘퀀텀 점프’ 부푼 꿈
아이 러브 뉴욕(I♥NY), 아이앰스테르담(Iamsterdam), 토털리 런던(TOTALLY LONDON), 예스 도쿄(Yes Tokyo), 홍콩 아시아월드시티(HongKong: Asia’s World City), 코펜하겐 포 유(cOPENhagen-Open for you), 유어 싱가포르(YourSingapore), 판타스티시티 다낭(FantastiCity, DaNang)….
방문한 적은 없더라도 영화, 드라마, 뉴스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한 번 정도는 접해봤을 외국의 도시들이다. 이들 도시는 다른 도시들과의 경쟁에서 비교우위를 갖기 위해 도시 브랜드를 개발하고 도시 마케팅을 펼쳐 크고 작은 성과를 내는 곳들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도시 브랜드는 그 도시만이 가진 역사적 특징이나 고유한 자연환경, 문화·예술, 행정적 특징 등과 연관될 때 강력해진다. 정체성을 나타내는 브랜드 마케팅은 국제적인 명성으로 이어진다.
도시 브랜드는 주로 해당 도시를 방문한 사람들의 경험과 입소문을 통해 만들어진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의 자긍심은 높아지고, 대외적으로는 다른 도시와 차별화한 특별한 도시로 각인된다.
어떤 도시가 도시 브랜드를 형성하기 위해 다른 도시와 구별되도록 하는 활동 전반을 도시 브랜딩(Branding)이라고 한다. 도시 브랜드의 상징은 시각적 상징과 언어적 상징으로 대표된다. 시각물에는 색상이나 로고, 캐릭터, 그래픽 등이 있고 언어적 상징은 도시 명칭에 단어나 기호를 더하거나 도시 비전을 담은 심벌마크(CI), 슬로건(BI) 등이 있다.
도시 브랜드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곳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이다. 홍등가로 유명했던 암스테르담은 ‘환락의 도시’ ‘관용의 도시’라는 부정적 이미지에서 탈피하고자 2004년 도시 브랜드를 다시 정립했다. 새로운 도시 이미지를 창출하는 전략은 적중했고 이듬해부터 ‘얀홀트 도시브랜드 지수’ 6위를 달성하는 등 유럽 내 각종 조사에서 각 부문에 모두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포르투갈 제2의 도시, 포르투도 대표적인 도시 브랜드 성공 도시로 꼽힌다. 2014년 포르투 시청은 기존의 낡은 디자인을 버리고 도시의 상징물을 하나로 압축해 도시 브랜드로 만들었다. 특유의 전통 건축 양식(Azulejo)을 콘셉트로 푸른색의 도시 로고를 만들었다. 포르투는 2014년 유동성 있는 도시 브랜드를 상표로 새 단장한 이후 글로벌 도시 보고서의 도시 경쟁력 지수 평가에 순위권에 진입했고, 관광객 1인당 소비가 90% 증가했다.
도시 브랜드라는 개념이 우리나라에 생긴 것은 1990년대 중반, 지방자치 시대가 열리면서부터다.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국내 주요 도시들은 기존 도시 브랜드에 새로운 비전과 글로벌 트렌드를 반영하는 리브랜딩을 시작했다. 도시가 발전함에 따라 도시마케팅 전략을 달리해야 할 뿐만 아니라 국내외 관광객과 각종 국제회의, 스포츠대회 등을 유치하기 위한 도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였다.
대표적으로 2005년 서울시가 하이-서울(Hi-Seoul)을 제정한 데 이어 2015년 아이서울유(I·Seoul·U)로 바꿨고, 7년 만인 올해 미래 도시 비전을 담기 위한 리브랜딩에 들어갔다. 경기도는 2005년 개발한 세계 속의 경기도(Global Inspiration)를 2020년 ㄱㄱㄷ(GO Great Gyeonggi)로 바꿨고, 인천시는 2006년 제정한 플라이 인천(Fly-Incheon)을 2016년 올 웨이즈 인천(All Ways Incheon)으로 바꿔 도시가 추구하는 지향점을 표현했다.
부산도 도시 브랜드를 잘 만드는 도시로 알려져 있다. 부산은 1995년 갈매기, 오륙도, 산, 바다, 강을 기본 콘셉트로 형상화한 심볼마크를 만들어 일찌감치 ‘도시 브랜드 선도도시’로 자리매김했다. 활동적이고 역동적인 부산의 이미지를 담은 슬로건 ‘다이내믹 부산(Dynamic Busan)’을 지난 20년간 일관되게 사용하면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오랜 기간 도시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는 ‘도시 브랜딩 우수 도시’로 위상을 확립했다.
하지만 부산시도 20여년 만에 도시 브랜드 리뉴얼을 추진 중이다. 급변하는 국내외 환경 속에서 기존 도시 브랜드로는 글로벌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할 뿐만 아니라 부산이 추구하는 미래도시 비전과 시대적 가치를 표현하기에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부산은 국제영화제, 불꽃축제 등 아시아 1등 K-콘텐츠 도시로서 글로벌 국제회의 도시(아시아 5위 규모)의 위상을 확립해 나가고 있고, 부산항은 세계 2위 규모의 환적화물을 처리하는 항구로 발돋움했다. 더욱이 부산은 2030년 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 등 글로벌 허브 도시로 도약을 준비 중이고, 4년 이내에 세계적 컨설팅기업 머서(Mercer)가 선정하는 ‘아시아 행복도시’ 순위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는 만큼 리브랜딩을 통한 ‘퀀텀 점프’를 이뤄내겠다는 계획이다.
한 도시브랜드 전문가는 “국내 도시의 리브랜딩 성공과 실패 사례를 보면 해당 도시에 대한 과거 역사, 현재 그리고 미래 전망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이를 시각화한 디자인뿐 아니라 ‘리브랜딩 추진 과정에서의 시민 소통과 공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와 현재, 미래 20년을 내다볼 수 있는 통찰력에 340만 부산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수용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부산시는 1995년에 제시된 갈매기 등과 2003년에 제시된 활기·역동에 머무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도시 브랜드는 도시 브랜딩뿐 아니라, 브랜드 관리도 중요하다. 도시 브랜드 관리는 기업의 브랜드 관리와 차이가 있다. 도시 브랜드도 기업과 같이 차별성과 경쟁력을 통한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지만 정책 홍보와 대규모 사업 유치 등을 통한 공공의 이익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시 브랜드 관리체계는 공공성을 유지한 가운데 도시 브랜드 비전을 달성할 수 있도록 세부 전략을 수립하고 전략 이행 여부를 모니터링하며 그 결과 값에 따라 인센티브 등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부산시는 전 세계 도시가 참고할 수 있는 ‘부산형 도시브랜드 관리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최근 경제 성장으로 인해 전 세계 주요도시 간 뚜렷한 차별점이 없어지고 있어 글로벌 관점에서 표준이 될 수 있는 부산형 도시브랜드 관리체계를 통해 부산의 도시 가치를 향상하겠다는 방침이다. 부산시는 이를 통해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아시아 10대 행복도시’란 도시 비전을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한발 더 나아가 부산시는 내년에 새로운 도시 브랜딩 확산전략과 구체적인 브랜드 관리 전략 아래 도시 비전을 달성할 수 있는 도시 브랜드 마스터플랜(제4차 도시브랜드 기본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마스터플랜에 따른 도시브랜드 정책 프로세스 마련이 체계를 갖추면 선거 결과에 따라 운영 주체가 바뀌더라도 도시브랜드 관리가 지속해서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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