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오바마·트럼프 격전지 총출동…중간선거 표심잡기
미국 중간선거(8일)를 앞둔 마지막 주말인 5일(현지시간), 전·현직 대통령 세 명이 펜실베이니아 주에 총출동했다. 최대 격전장으로 평가되는 이곳에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가 화력을 쏟았다.
이날 필라델피아의 템플대 리아쿠라스 경기장 연단엔 민주당 조 바이든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등장했다. 2009~17년 부통령과 대통령으로 호흡을 맞췄던 두 사람은 ‘더 나은 미국 건설’이란 구호가 적힌 연단에서 주지사 후보 조 샤피로와 연방상원의원 후보 존 페터만의 손을 맞잡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선거가 사흘 남았다”며 강조했고,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는 팀 스포츠”라며 민주당 후보에 표를 몰아달라고 호소했다.
같은 날 이곳에서 서쪽으로 자동차로 5시간쯤 떨어진 피츠버그 인근에선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지사 후보 더그 마스트리아노와 연방상원의원 후보 메메트 오즈의 지원에 나섰다. 재임 당시처럼 지역 공항인 라트롭 아널드 파머 공항 활주로에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적힌 깃발이 나부끼는 연단을 꾸며놓고 비행기를 그 뒤에 착륙시킨 뒤 무대에 올랐다. 트럼프는 “사흘 뒤면 펜실베이니아 주민들이 오즈 후보를 뽑고, 낸시 펠로시(민주당 소속 연방하원의장)를 영원히 끝장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435석 전체를 다시 뽑는 하원에선 공화당이 다수당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 전체 100석 중 약 3분의 1인 35석의 선거를 치르는 상원은 펜실베이니아와 조지아·네바다 등이 격전지로 분류된다. 현재 상원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50석을 차지해 상원의장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캐스팅보트로 민주당이 박빙 우위다. 그런 민주당 입장에선 공화당 팻 투미 상원의원이 정계에서 은퇴한 펜실베이니아에 화력을 집중할 수밖에 없다. 선거분석업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당선 확률이 민주당 페터만이 46.9%, 공화당 오즈가 47%로 그야말로 박빙이다.
바이든과 트럼프는 이날 차기 대선을 놓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트럼프는 2024년 대선에서 바이든과 맞붙을 경우 자신이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들을 대형 스크린에 띄워놓고 “우리는 그 아름다운 하우스(백악관을 의미)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은 “우리가 2년 전, 우리 힘으로 트럼프를 전직 대통령이자 패배한 대통령으로 만들었다”며 다음 대선에서도 자신이 적임자임을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과 트럼프에게 이번 중간선거는 의회 장악을 둘러싼 다툼을 넘어선다”라고 지적했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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