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용차 고집’ 용산서장, 걸어서 10분인데 차안서 1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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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직후 경찰 지휘·보고 체계가 무너지면서 부실 대응을 유발한 정황들이 추가로 드러나고 있다.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은 관용차에 탄 채 사고 현장 주변에서 우회로를 찾느라 1시간 가량 허비했다.
식당에서 약 23분간 머무른 이 전 서장은 이태원에 인파가 몰린다는 상황 보고를 받고, 오후 9시47분 현장으로 출발했다.
참사 현장 상황을 본 이 전 서장은 오후 11시34분에야 김광호 서울청장에게 첫 보고를 하려고 전화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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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서장 동선 집중 감찰 중
기동대 투입 지시도 1시간18분 뒤
이태원 참사 직후 경찰 지휘·보고 체계가 무너지면서 부실 대응을 유발한 정황들이 추가로 드러나고 있다.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은 관용차에 탄 채 사고 현장 주변에서 우회로를 찾느라 1시간 가량 허비했다. 그 사이 상부로의 보고는 없었다. 지휘·보고 라인이 실종 상태가 되면서 서울경찰청 차원의 기동대 투입 지시는 사고 발생 1시간18분 뒤에야 내려졌다.
경찰청 특별감찰팀은 6일 이 전 서장의 참사 당일 동선과 지시 사항을 집중 조사했다. 특히 이 전 서장이 이태원 사고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된 오후 11시5분 이전에 상황 대응과 수습을 위한 서장 지시가 있었는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감찰팀에 따르면 이 전 서장은 당일 오후 9시24분 용산서 주변 설렁탕 집을 찾았다. 대통령실 주변 집회 관리 후 늦은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서였다. 술은 마시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식당에서 약 23분간 머무른 이 전 서장은 이태원에 인파가 몰린다는 상황 보고를 받고, 오후 9시47분 현장으로 출발했다.
그가 탄 차량은 오후 9시57분~오후 10시 서울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인근에 도착했다. 하지만 도로는 이미 차량으로 가득 차 이태원파출소까지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 전 서장은 우회로를 찾아 헤매다 결국 오후 10시55분~오후 11시 이태원역 인근의 앤틱가구거리에 도착했다. 이 전 서장은 걸어서 이태원파출소로 이동했다. 녹사평역부터 이태원파출소까지 도보로 약 10분 거리였음에도 관용차 안에서 1시간 정도를 허비한 것이다.
이 전 서장이 차량 이동을 고집한 이유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당시 압사 사고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우선 거론된다. 차에서 내린 이 전 서장이 오후 10시59분쯤 앤틱가구거리를 뒷짐 진 채 걸어가는 CCTV 영상도 이를 뒷받침한다. 참사 현장 상황을 본 이 전 서장은 오후 11시34분에야 김광호 서울청장에게 첫 보고를 하려고 전화를 걸었다. 실제 통화는 2분 뒤 연결됐다.
당일 서울청 상황관리관으로 근무했던 류미진 총경이 참사 발생 1시간24분이 지나 상황을 인지한 구체적 경위 조사도 진행 중이다. 류 총경은 자리를 비웠다가 당일 오후 11시39분 상황실로 복귀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사고 연락을 받고 10층 자신의 사무실에서 5층 상황실로 내려온 게 아니라 복귀 뒤에야 상황 보고를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서울청의 다른 주요 간부들도 참사 발생 후 일러야 3시간 뒤 청사로 출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지휘 체계 붕괴 탓에 사고 초기의 경찰 총력 대응 지연을 불렀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청 차원의 기동대 투입 지시는 오후 11시33분에 처음 내려졌다. 서울청 지시 이후 경찰관기동대 4개 부대와 의경부대 등이 총출동했다. 참사 현장에 처음 투입된 11기동대는 오후 11시17분 출동 지시를 받고 오후 11시40분쯤 도착했다. 사고 발생 후 1시간25분이 흐른 뒤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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