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핼러윈 주·정차 요원 증원?… 알고보니 2명뿐

김용현,이의재,신지호 2022. 11. 6.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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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청이 핼러윈 행사에 대비해 불법 주정차 단속 요원을 평소보다 증원했다고 밝혔지만, 사고 현장인 이태원 일대에 투입된 인원은 단 4명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6일 국민일보가 입수한 용산구청의 '핼러윈데이 대비 불법 주정차 차량 단속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달 27일부터 사고 이튿날인 30일까지 불법 주정차 대응 인력은 평소보다 1개조(2명)만 추가 투입하는 것으로 기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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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일대 단속요원 4명 불과
현장 견인 조치도 ‘0건’
도로 마비로 구급차 출동·이송 지연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핼러윈을 맞이해 인파가 몰리면서 대규모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참사 직후 도로가 마비되면서 구조 활동도 늦어졌다. 연합뉴스


서울 용산구청이 핼러윈 행사에 대비해 불법 주정차 단속 요원을 평소보다 증원했다고 밝혔지만, 사고 현장인 이태원 일대에 투입된 인원은 단 4명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의 교통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구청 역시 소홀하게 대응하면서 이태원 일대 도로가 마비됐고, 인명 피해 규모를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국민일보가 입수한 용산구청의 ‘핼러윈데이 대비 불법 주정차 차량 단속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달 27일부터 사고 이튿날인 30일까지 불법 주정차 대응 인력은 평소보다 1개조(2명)만 추가 투입하는 것으로 기재됐다. 현장 단속요원은 모두 12명에 그쳤으며, 사고 시점과 사고 지점으로만 놓고 보면 단속요원은 4명 뿐이었다. 사고 발생 직전인 오후 10시까지는 6명이 현장에 있었지만, 오후 10시 오후조가 퇴근하면서 인원은 2명 더 줄었다.

당일 259건을 단속했지만 주로 과태료 처분이나 현장계도에 그쳤고, 견인 조치는 단 한건도 없었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차량이 밀려 들어와 도로가 꽉 막혀있었고, 불법 주정차한 차량이 서로 가까이 붙어있는 경우가 많아 견인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신속한 견인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참사 당시 구급차 진·출입로 확보에도 어려움이 생겼다. 소방청에 따르면 오후 10시18분 사고 현장으로 가장 먼저 출발한 종로119안전센터 구급차가 5.2㎞ 거리를 이동한 뒤 30대 여성 환자를 싣고 종로구 무악동 세란병원으로 6.7㎞를 가는 데만 1시간 24분이 걸렸다.

참사 직전 교통체증 관련 민원도 빗발쳤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일 오후 6시부터 사고 발생한 오후 10시15분 사이 이태원 일대에서 112 신고는 총 93건 접수됐는데, 이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45건이 불법 주정차나 교통 체증과 관련된 신고였다.

한 신고자는 오후 6시10분 이태원로에서 “차들이 길에 불법 주차를 해서 난리”라고 경찰에 신고했다. 불과 2분 뒤에도 같은 도로에서 “불법 주정차 때문에 교통 정체가 심하다, 30분 정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용산구청 앞 도로가 막혀 구청 지하주차장에 갇혀있다는 신고도 10건 넘게 이어졌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교통 통제를 맡고 있는 교통경찰이 이태원로 일대에 차량 진입 자체를 막았어야 했다”며 “차량이 계속 밀려 들어오는 상황에서 주정차 단속만 한다고 도로 마비 상태가 해결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용현 이의재 신지호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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