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 물 건너간 코레아의 후계자...GG·MVP '상복 터졌네'
팀을 정상으로 이끈 선수가 최고로 인정받는다. 메이저리그(MLB)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제레미 페냐(25)는 올해 최고의 선수로 손색이 없다.
휴스턴은 6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 메이드 파크에서 열린 2022 MLB 포스트시즌(PS)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월드시리즈(WS·7전 4승제) 6차전에서 4-1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앞선 채 치른 이날 경기에서 승리하며 우승을 확정했다. 2017년 이후 5년 만이자, 통산 두 번째 WS 제패다.
휴스턴은 2019년 불거진 '사인 훔치기' 스캔들이 사실로 드러나며 MLB팬의 외면을 받았다. 감독과 단장이 물러나고, 선수들은 원정 경기마다 조롱을 받았다. 2017년 우승 전력 다수가 남아 있고, 여전히 휴스턴을 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그러나 그런 휴스턴이 정상에 오른 건 부정할 수 없다.
특정 선수의 수훈을 꼽기 어렵지만, 페냐의 MVP(최우수선수) 수상에 이견은 없을 것 같다. 그는 1~6차전 모두 출전해 타율 0.400(25타수 10안타) 1홈런 3타점 5득점을 기록했다. 시리즈 분수령이었던 5차전에선 1회 초 선취 타점, 4회 초 2-1로 달아나는 솔로 홈런을 치며 필라델피아 선발 투수 노아 신더가드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휴스턴이 WS 4승째를 거두며 시리즈를 끝낸 이 날 6차전에서도 4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페냐는 뉴욕 양키스와 치른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에서도 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시리즈 전적 3승 무패로 앞선 4차전에서 0-3으로 지고 있던 3회 동점 홈런을 쳤다.
페냐는 올 시즌 빅리그에 데뷔한 신인이다. 2017년 WS 우승 주역이자, 지난 시즌까지 주전 유격수를 맡았던 카를로스 코레아가 이적한 뒤 후계자로 낙점된 선수다.
MLB 팀 대부분 특급 유망주의 빅리그 데뷔를 정규시즌 후반기에 맞추는 게 일반적이다. 서비스 타임 소진을 막기 위해서다. 그러나 휴스턴은 개막 전부터 페냐를 주전 유격수로 낙점해 충분히 기회를 부여했다. 페냐는 정규시즌 타율 0.253 22홈런 63타점을 기록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지난 2일 발표된 골드글러브 수상자 명단에서 아메리칸리그(AL) 유격수 부문에 이름을 올리며 빼어난 수비력까지 인정받았다.
신인 선수가 ALCS와 WS MVP를 석권한 건 1997년 플로리다 말린스(현 마이애미)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리반 에르난데스 이후 25년 만이다. 페냐의 데뷔 시즌이 얼마나 화려했는지 알 수 있는 기록이다.
그런 페냐도 '올해의 신인' 수상은 물건너갔다. AL 수상자는 시애틀을 21년 만에 PS로 이끈 대형 외야수 훌리오 로드리게스가 유력하다. 로드리게스는 정규시즌 타율 0.284 28홈런 75타점을 기록했다. 애들리러치맨(볼티모어 오리올스) 스티브 콴(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조지 커비(시애틀) 바비 위트 주니어(캔자스시티 로열스) 등 다른 특급 유망주와도 비교 불가다.
페냐에게 야구 인생 단 한 번뿐인 신인상 수상은 없다. 그러나 WS 우승 반지가 있다. 준수한 정규시즌 성적에 PS MVP 트로피 2개, 여기에 골드글러브까지 받았다. 가장 화려한 데뷔 시즌을 치른 선수는 단연 페냐다.
안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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