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국제관함식 참석, ‘강제징용’ 문제 해결에 윤활유 될까
해군 함정이 6일 일본 사가미(相模)만에서 열린 일본 해상자위대 창설 70주년 국제관함식에 참가했다. 관함식은 통수권자인 국가원수가 자국의 주요 해상전력을 사열하는 행사다. 일본 주최 관함식에 해군 함정이 참가한 건 2015년 이후 7년 만이다.
이번 관함식엔 해군의 최신 군수지원함인 소양함(1만1000t급)을 비롯해 12개국에서 18척의 함정이 참가했다. 해군은 앞서 지난 2002년과 2015년 일본 주최 관함식에 각각 구축함인 광개토대왕함(3300t급)과 대조영함(4400t급)을 파견했다.
역대 일본 주최 관함식 참가 여부는 늘 논쟁의 대상이 되곤 했다. 관함식에 참석한 해군 함정이 일본 총리가 탑승한 호위함에 대함(對艦) 경례를 하는 것 자체가 자칫 욱일기를 향한 경례처럼 보일 수 있어서다. 현재 해상자위대가 사용하는 공식 깃발인 '자위함기'는 옛 일본군이 썼던 욱일기와 형태와 문양이 거의 같다.
관함식 참가로 논란 정면돌파
정부가 관함식 참가를 최종 결정한 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북한의 잇달은 무력 도발로 인한 한반도 안보 위기와 한·일 관계 개선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앞서 국방부는 관함식 참석이 결정된 지난달 27일 “한반도 주변의 엄중한 안보 상황을 고려할 때 해군의 이번 국제관함식 참가가 갖는 안보상 함의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이번 관함식이 강제징용·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를 포함한 한·일 갈등 현안 해결의 윤활유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일본의 제주 관함식 불참(2018년 10월 11일)도 대법원의 미쓰비시중공업·일본제철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2018년 10월 30일)을 앞두고 불거졌다. 이후 해상자위대 초계기에 해군 함정이 사격통제 레이더를 비췄다는 논란까지 겹치면서 양국 관계는 더욱 경색됐고, 급기야 상호 관함식 불참이 당연시됐다.
"피해자와 신중하고 정중하게 협의"
정부는 그간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일본의 성의 있는 호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수차례 강조해왔다. ‘성의 있는 호응’은 피해자 배상을 위한 기금 마련 과정에 미쓰비시중공업 등 옛 전범 기업의 참여하고, 징용 피해에 대해 일본 측이 사죄를 표명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 윤덕민 주일대사는 산케이신문 인터뷰(6일 보도)에서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는 유효한 합의이지만,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며 실패했다”며 “피해자 측에서 ‘우리 의견을 구하지 않고 정부가 (합의)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적 공감을 얻지 못해 (위안부 합의가) 어려워졌다는 게 교훈”이라며 “(강제징용 문제는) 피해자와 신중하고 정중하게 협의하면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사의 이같은 발언은 정부가 강제징용 문제의 ‘외교적 해법’을 도출하기 위해 일본 측과 논의하는 과정에서 피해자 측 의사를 충분히 반영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즉 피해자 측이 해법에 담겨야 할 필수 요소로 꼽아 온 ‘일본 기업 참여’와 ‘일본 측 사죄 표명’ 없이는 진정한 해법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강제징용 해법으로 거론되는 여러 선택지는 이미 한·일 모두 충분히 인지한 상태이고, 문제는 피해자 측의 의사에 따라 우리가 요청하는 조건들을 일본이 수용할지의 문제”라며 “관함식과 강제징용은 별개 이슈이지만, 그럼에도 관함식 참석을 통한 양국 신뢰 회복이 강제징용 해법 마련의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작용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日 인권침해 대처 의무 거부"
또 위원회는 자유권 규약에 근거해 일본 정부에 ▶독립적이고 공정한 기구를 통한 위안부 문제 조사와 증거 공개 및 가해자에 대한 법적 처벌 ▶위안부 피해자 및 유가족에 대한 사법적 구제 및 충분한 배상 ▶교과서 등을 통한 위안부 문제 교육 등을 권고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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