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바이든, 우크라에 '러시아와 대화 포기말라' 설득 중"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대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도록 물밑에서 설득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는 한 평화회담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크라이나 지도부를 설득하고자 바이든 행정부가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행보는 우크라이나를 억지로 협상 테이블에 앉히려는 것보단, 서방 국가들의 확실한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바이든 정부의 '계산'이라고 WP는 전했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양측은 평화협상을 6차까지 진행했으나 러시아가 일방적으로 우크라이나 내 4개 점령지를 자국에 병합하면서 대화는 잠정 중단된 상태다. 이에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 주요국 지도자들은 전쟁 장기화를 우려하며, 자국민의 눈치를 보는 중이다.
바이든 측 소식통은 WP에 "우리 파트너 국가 중 일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식량과 연료 가격이 인상되면서 유럽·아프리카·중남미 일부 국가도 전쟁 피로감이 있다"고 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에선 지난 5일 3만여명의 군중이 로마 시내를 행진하며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촉구했다. 이번 집회에서 일부 시민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이 전쟁 지속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전쟁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세계는 휴전을 촉진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 합병을 규탄하는 최근 유엔 투표에서 '기권표'를 던지기도 했다. 앞서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는 "젤렌스키가 푸틴만큼 전쟁에 책임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중간선거 앞두고 미국 내 여론 의식도
미국은 전쟁이 계속된 8개월간 우크라이나 정부를 계속 지지하겠다고 밝히면서도 갈등 해소를 바라왔다. 전쟁으로 인해 세계 경제가 타격을 받고 핵전쟁 우려까지 불거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내 여론도 악화하면서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는 악재로 작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지난 3일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0%는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너무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3월 6%에서 늘어난 수치다.
WP는 전쟁과 연계해 식량과 연료 가격 등이 폭등하면서 미국 내에서 역풍이 거세졌다고 전했다. 또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182억 달러(약 25조6000억원)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 행정부 일각에선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금처럼 강경한 태도를 바꿔 전쟁 초기 그가 보인 모습처럼 결국에는 평화 협상을 지지하고, 협상을 받아들일 거라는 기대가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WP는 "젤렌스키는 러시아에 의해 고통받은 자국민과 우크라이나군에 필요한 무기를 제공하는 국제 사회 모두에 호소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세르히 니키포로프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대변인은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WP는 덧붙였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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