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국내 北있다"…'한미훈련 멈추라'는 윤미향 저격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대한민국이 4개의 북한에 포위됐다”며 북한·중국·러시아와 함께 윤미향 무소속 의원을 ‘우리 내부의 북한’이라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4개의 북한에 포위된 대한민국이 애처롭다”고 적었다. 그는 첫 번째로 북한을 꼽으면서 “1993년 3월 핵확산방지조약(NPT) 탈퇴라는 핵도박을 한 김일성, 핵 개발에 몰빵한 김정일, ‘한국군은 지금이나 미래에나 우리의 적수가 될 수 없다. 핵보유국을 상대로 객기 부리지 말라’는 김정은의 북한”을 꼽았다.
이어 정 위원장은 “중국과 러시아가 또 다른 북한이 됐다”고 했다. “시진핑, 푸틴, 김정은 모두 전쟁불사를 외치는 ‘스트롱맨’들로 냉전 시대의 북·중·러 3각 동맹이 완전 복원된 셈”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아울러 "또 하나의 '북한'은 대한민국 안에 있다. 민주당에 있다가 지금은 무소속인 한 여성 국회의원이 SNS에 한미 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했다가 삭제했다"고 적었다. 한미 합동 훈련 중단을 촉구했던 윤미향 의원을 지목했다.
정 위원장은 “그녀는 이렇게 주장했다. ‘일본, 미국 그 누구의 개입 없이 우리 스스로 우리 안보를 지켜야 한다’”며 “미국, 일본을 이 땅에서 쫓아내고, 대한민국을 지키자고 한다”고 적었다.
이어 그는 "5000만명의 목숨이 걸린 안보 위협에 우리가 대비는 제대로 하는 것인가. 살길을 찾기 위해서는 자꾸자꾸 되물을 수밖에 없는 질문"이라며 "밤낮없이 계속되는 북한의 탄도 미사일 도발, 임박한 핵실험 소식에 밀려드는 의구심"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일 윤 의원은 SNS에 자신의 인터뷰 기사를 공유하면서 “한미 합동 공중 군사훈련(비질런트 스톰)을 당장 멈추라”고 썼다. 그는 해당 글에 “슬픔이 가득한 우리 하늘에 240여 대의 전투기가 군사훈련을 하며 평화를 위협하고, 그에 맞서 북에서 미사일이 날으며 과거 훈련으로만 하던 공습경보 발령이 실제가 됐다”면서 “일본, 미국 그 누구의 개입 없이 우리 스스로 우리 땅의 평화를 뺏기지 않기 위해 우리의 안보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최근 진행됐던 한·미·일 연합훈련을 두고 “여전히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고 있는 일본의 해군(해상자위대)과 독도 앞바다에서 훈련을 한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윤미향 "SNS 글 삭제한 적 없어…철 지난 종북몰이"
이에 대해 8일 윤미향 의원은 정 위원장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대해 "SNS에 쓴 글을 삭제한 적 없다"고 반박하면서 "전쟁 방지와 한반도 평화정책에 대한 소신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한미연합공중훈련 기간 남과 북이 거의 즉각적으로 대응하면서 한반도의 평화는 어느 때보다 위협을 받았다. 마지막에는 미국의 전략폭격기 중 가장 많은 폭탄을 실을 수 있다는 B-1B까지 참가하여 긴장은 최고조 됐다"고 했다.
그는 "이런 상황이 도래할 때마다 군대에 자식을 보낸 부모의 마음은 타들어 간다"며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이럴 때일수록 강 대 강을 외치며 국가의 안녕을 우발적 충돌이 고조되는 상태로 몰아넣을 것이 아니라,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시하며 고도의 외교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 의원은 정 위원장을 겨냥해 "그러나 집권 여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이자 국회부의장은 한반도 긴장의 장기화, 상시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복합적 외교와 전략을 모색하기는커녕 '북, 중, 러, 윤미향, 4개의 북한'을 운운하며 주변국에 대한 외교적 무례를 범하고 어처구니없는 발언을 남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누구든 희생양을 찾아 공격을 가하며 색깔론을 덧씌우는 철 지난 종북몰이로는 폭풍같이 변화하고 있는 외교무대에서 아무것도 얻을 것이 없다"며 "다시 한번 한반도에서 상대를 위협하는 모든 군사행동을 즉각 멈추고, 군사적 긴장 완화와 평화, 공존을 위해 대화를 시작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수정(11월8일)=8일 배포된 윤미향 의원의 보도자료 내용을 기사에 반영하고 제목을 수정하였습니다.
천인성 기자 guch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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