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오바마·트럼프 총집결한 펜실베이니아 격돌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조 바이든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등 여야 전·현직 대통령이 모두 집결했다. 사흘 앞으로 다가온 중간선거에서 펜실베이니아주가 상원 과반을 차지하기 위한 최대 전장으로 꼽히면서 유권자 지지를 끌어오기 위한 총력전이 펼쳐졌다.
바이든 대통령과 오바마 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오후 필라델피아 템플대 리아쿠라스 센터 유세장에 나란히 등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선거가 3일 남았다. 앞으로 수십 년을 결정할 힘이 여러분 손에 달려 있다”며 “우리는 2년 전 그 힘으로 트럼프를 전직 대통령이자 패배한 대통령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고용 성과, 총기규제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처리, 학자금 감면 조치 시행 등 민주당 정책 업적을 나열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또 민주당 존 페터먼 후보가 상원으로 선출되고,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한다면 낙태 권리를 성문화하는 법안을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사회 보장과 메디케어 혜택을 없애려 할 것이라며 이번 투표가 사회 안전망을 위한 투표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중간선거는 여당에 항상 어려웠다. 유권자들은 대선 때만큼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에는 민주주의 자체가 투표용지에 담겨 있다”며 특히 젊은 층을 향해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앞서 이날 오전에도 페터먼 후보 손을 잡고 피츠버그대 유세장에 등장했다. 그는 “민주당은 완벽하지 않을 수 있다. 나도 완벽하지 않다. 그러나 지금 대부분의 공화당은 규칙을 따르는 시늉도 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화당 후보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사기’ 주장을 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낸시 펠로시 의장 남편에 대한 테러 공격을 언급하며 “민주당 반대자들에 의한 증오스러운 수사의 산물”이라고 공화당을 비난했다.
공화당은 경제 문제를 앞세워 민주당을 공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피츠버그 남동부 라트롭 지역의 아놀드 파머 공항에서 열린 유세에서 공화당 메메트 오즈 상원 후보 지원에 나섰다. 전용기를 타고 등장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3일 후면 펜실베이니아 주민들이 오즈 후보를 (상원 의원으로) 선출하고, 낸시 펠로시(하원의장)를 영원히 끝장낼 것”이라고 말했다. 하원을 장악해 의장 자리를 되찾아 오겠다는 의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과 미치광이들이 지역사회를 파괴하고, 일자리를 무너뜨렸다. 전에 볼 수 없었던 치솟은 가격으로 가족들을 목 조르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문제를 꺼내 들었다. 또 이민자 문제와 범죄율 증가 등을 언급하며 “미국 파괴를 멈추고 아메리칸 드림을 구하려면 거대한 레드 웨이브(붉은 물결) 속에서 공화당에 투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핵전쟁 위기를 언급하며 러시아와 북한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핵은 절대 언급돼선 안 되는 것이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매일 이를 언급하며 러시아와 지금 상황을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북한과 훌륭한 일을 해냈다. 민주당 정권이었다면 핵전쟁으로 끝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펜실베이니아주 지역 언론은 트럼프 연설을 듣기 위해 현장을 찾은 지지자들로 행사장 주변에 수 마일가량 차량 행렬이 생겼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14일 차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판세는 공화당에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폭스뉴스 계열 필라델피아 지역 매체인 WTXF TV가 지난주 발표한 조사에서 페터먼 후보 지지율은 46%로 오즈 후보(48%)에 2% 포인트 뒤졌다. 보수성향의 트라팔가 그룹, 레밍턴 리서치 그룹이 11월 조사한 여론조사에서도 오즈 후보는 페터먼 후보에 2~3% 포인트 우위를 차지했다. 반면 메리스트대 조사에서는 페터먼 후보가 6% 포인트 앞섰다.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상원 35석이 결정되는데, 여야가 가장 치열하게 맞서는 전장은 펜실베이니아와 조지아, 네바다 등 3곳이다. 이중 펜실베이니아 지역만 공화당 소속이 직전 상원의원 자리를 차지했다. 민주당으로서는 조지아와 네바다를 모두 수성해야만 상원 과반을 유지할 수 있는 셈이다. 선거 예측 업체 파이브서티에잇은 이날 조지아와 네바다에서 공화당 후보인 허셸 워커(58%), 애덤 랙설트(57.5%) 후보의 승리 가능성이 과반으로 전망했다.
이 때문에 전체 상원 판세도 공화당이 우세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파이브서티에잇은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할 확률을 55%로 예측했다. 공화당 승리 확률이 절반을 넘어선 건 지난여름 이후 처음이다. 초당파 연구기관인 ‘쿡 정치보고서’도 전날 공화당의 상원 장악 전망이 유리해졌다고 분석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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