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2002 주역들은 프리패스?… P급 축구지도자 자격증 '황제 특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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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축구 지도자들이 딸 수 있는 자격증 중 가장 높은 등급인 'P급 라이센스'의 취득 과정을 두고 축구계가 '황제 특혜' 논란으로 어수선하다.
P급은 국내에서 딸 수 있는 축구지도자 자격증 중 가장 높은 단계다.
그런데 P급 자격증 지급 규정에 "국가대표 경기(A매치) 50경기 이상을 소화하고 국가에 공헌하며 톱 레벨로 인정되는 경력이 있는 사람"들 중 신청자 2명에 한해선 자격증을 바로 줄 수 있다는 내용이 생겨 문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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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우리 축구 지도자들이 딸 수 있는 자격증 중 가장 높은 등급인 'P급 라이센스'의 취득 과정을 두고 축구계가 '황제 특혜' 논란으로 어수선하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쓴 주역 등 특정 인원들은 자격이 미달이더라도 자격증을 쉽게 발급해 줄 수 있는 규정이 생겨 공정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6일 본지 취재와 제보를 종합하면, 대한축구협회는 이르면 이번 주 P급 라이센스 합격자를 발표한다. 협회는 P급 자격증을 필요로 하는 지도자들로부터 원서를 접수 받고 지난 3~10월 강습회를 진행했다. 강습회를 수강한 지도자들은 총 9번 교육을 받고 실기, 이론, 발표, 면접 등 시험을 보고 논문도 냈다. 이후 협회는 지난달 28일 선정위원회를 열고 합격자들을 선별했다.
P급은 국내에서 딸 수 있는 축구지도자 자격증 중 가장 높은 단계다. D가 가장 낮고 C, B, A, P 순으로 올라간다. P급부터는 국내 프로축구 감독, 국가대표팀 감독·코치를 할 수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도 P급에 대해선 그 능력을 인정해 아시아 각국의 최상위 리그 감독, 대표팀도 지도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런데 P급 자격증 지급 규정에 "국가대표 경기(A매치) 50경기 이상을 소화하고 국가에 공헌하며 톱 레벨로 인정되는 경력이 있는 사람"들 중 신청자 2명에 한해선 자격증을 바로 줄 수 있다는 내용이 생겨 문제가 되고 있다. '국가 공헌' 등 기준이 모호해 공정성 시비가 생겼고 협회가 이 규정을 제대로 고지하지도 않아 논란을 키웠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A매치 50경기 규정은 처음 원서를 접수할 때는 없었는데 강습회 도중에 협회가 갑자기 만들었다"고 했다. 협회가 사전에 설명도 없이 협회 마음대로 규정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도자 수강생들 사이에선 '축구로 국가에 공헌한 사람은 따로 있나'며 볼멘소리도 나왔다. 이 규정으로 성실하게 선발과정에 임한 지도자들 중에 누가 피해를 볼까 우려스럽다"고도 했다. 협회는 지난 9월 홈페이지에 올린 '내년도 P급 강습회 온라인 설명회' 자료에도 역시 이 규정에 대해 알리지 않았다.
이 때문에 협회가 규정을 암암리에 만들어서 일부 인사들에 '특혜'를 주려 했다는 의심이 지도자들 사이에서 크다. 사실상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주역 및 유명 인사들에게 P급 자격증을 쉽게 발급해주는 '특혜'를 주고자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실제 이번 주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합격자 명단엔 안정환 축구해설위원, 차두리 FC서울 유스 강화실장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와는 별도로 한 프로축구 1부리그 감독 A씨도 P급이 꼭 필요해 구단 연고지의 모 국회의원을 통해 협회에 압력을 넣었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P급 발급 과정에 대한 불신이 축구계에 상당하다는 방증이다.
협회가 특정 인물들에게 P급을 주기 위해 사전작업을 한 정황도 있어 논란을 더 부추겼다. 협회는 최근 AFC에 P급 합격자를 기존 24명에서 한 명을 더 늘려 25명에게 자격증을 줄 수 있는지 문의하기 위해 메일을 보내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이러한 의혹들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본지에 "P급 선발에는 쿼터별로 티오(TO·정원)가 있다. 해당 규정으로 인해 다른 쿼터에서 티오를 잡아먹는 것은 아니고 별도로 2명을 뽑는 것"이라며 "이번 P급 선발은 아직 내부 보고 중이라 정확한 내용은 아직 확인이 어렵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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