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 테러' 고야 명작도 수난…접착제 바르고 1.5℃ 쓴 그들, 왜

한영혜 2022. 11. 6.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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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에서 기후단체인 ‘멸종반란’ 소속 활동가 2명이 전시된 고야의 그림 ‘옷 벗은 마야’와 ‘옷 입은 마야’에 손바닥을 붙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기후단체 활동가들의 이른바 ‘명화 테러’가 유럽 전역에서 잇따르고 있다. 이번엔 스페인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의 작품이 봉변을 당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두 여성이 5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에 나란히 전시된 고야의 ‘옷 벗은 마야’와 ‘옷 입은 마야’ 액자에 접착제를 바른 손을 붙였다.

두 그림은 손상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은 작품 사이의 벽에 ‘1.5℃’를 큼지막하게 썼다. 2015년 파리 기후변화 협정에서 채택한 지구 온난화 억제 목표인 1.5도를 지키기 어려웠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기후단체인 ‘멸종반란’ 소속의 두 여성은 이후 출동한 경찰에 연행됐다.

‘멸종반란’은 해당 영상을 온라인에 게시한 뒤 “기온 상승은 기후 불안정을 초래하고, 그 여파는 지구상 모든 이들에게 심각한 결과를 가져다주고 있다”며 “이번 퍼포먼스는 그에 대한 항의”라고 설명했다.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 각국에선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강조하려는 활동가들이 세계적인 명화나 그 주변에 접착제, 수프 등을 뿌리는 퍼포먼스를 벌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5월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걸작 ‘모나리자’ 이후 영국 내셔널갤러리에 전시된 레오나르도 다빈치 ‘최후의 만찬’ 복제본, 존 컨스터블의 ‘건초 마차’, 빈센트 반 고흐의 명화 ‘해바라기’ 등이 기후 활동가들에게 당했다. 독일 바르베리니 미술관에 있는 클로드 모네의 작품 ‘건초더미’에는 으깬 감자를 집어던지기도 했다.

이틀 전에는 이탈리아 기후단체 ‘울티마 제네라지오네’(Ultima Generazione·마지막 세대라는 뜻) 소속 활동가 4명이 로마의 보나파르테 궁전 미술관에 전시된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 ‘씨 뿌리는 사람’에 야채수프를 끼얹었다.

‘울티마 제네라지오네’는 자신들의 시위에 대해 “절망적이고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는 외침”이라며 “단순한 훼손 행위로 규정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우리는 예술을 이용해 경종을 울리기로 결정했다”는 이들 단체는 기후 위기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될 때까지 이러한 시위를 계속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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