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모금] “문화가 아닌 생물학이 결정하는 남녀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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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그는 수십 년간 사람과 동물의 행동을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생물학은 기존의 젠더 불평등에 정당한 근거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것은 남성과 여성에 대한 우리의 기대와 관련이 있는데, 그러한 기대는 사회마다 다르고 시대에 따라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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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 편집자주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장류학자 프란스 드 발의 저서다. 그는 수십 년간 사람과 동물의 행동을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생물학은 기존의 젠더 불평등에 정당한 근거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젠더와 생물학적 성이 관련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물학은 인간 사회에서 전통적인 남성과 여성의 역할을 자동적으로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 남녀 간의 선천적인 차이점들은 무엇이며, 그것들이 문화가 아닌 생물학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의 답을 영장류 연구에서 찾는다.
원숭이들에게서도 성에 따른 사람 아이의 선호가 그대로 나타났다. 자동차 같은 운송 수단 장난감은 주로 수컷이 땅 위에서 움직이면서 가지고 놀았다. 수컷은 공도 좋아했다. 반면에 인형은 암컷이 더 많이 가지고 다녔는데, 인형을 꼭 껴안거나 생식기 부분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후자의 행동은 새로 태어난 새끼의 생식기에 관심을 보이는 원숭이의 호기심과 일치한다. 새로 새끼를 낳은 어미 주위에 암컷들이 모여들어 꿀꿀거리는 소리와 입맛 다시는 소리를 요란하게 내면서 꼬물거리는 새끼의 다리를 벌리고, 찌르고, 당기고, 다리 사이에 코를 대고 냄새를 킁킁 맡는 행동은 흔하게 볼 수 있다. 우리가 ‘태아 성별 공개’ 파티를 발명하기 오래 전부터 영장류는 이런 행동을 해왔다.
(...)
수컷 원숭이들은 바퀴가 달린 장난감을 선택했다. 수컷은 모든 장난감을 좋아한 암컷에 비해 외골수 성향을 보였다. 수컷이 봉제 장난감에 관심을 보이지 않은 탓에 이 장난감들은 대부분 암컷의 차지가 되었다. 어린이들도 이와 비슷한 패턴을 보이는데, 남자 아이에게서 특정 장난감 선호가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보편적인 설명은 남자 아이는 여성처럼 보일까 봐 두려워하는 반면, 여자 아이는 남성처럼 보일까 봐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원숭이가 젠더 지각에 신경을 쓴다는 증거가 없다면, 이들이 남자 아이가 느낀다고 추정되는 것과 동일한 불안을 느낄 가능성은 없다. 진실은 더 단순할지도 모른다. 즉, 대다수 남자 아이와 수컷 영장류는 인형에 매력을 느끼지 않을지도 모른다. 「1장 장난감」중에서
젠더는 각 성이 걸치고 돌아다니는 문화적 외투와 같다. 그것은 남성과 여성에 대한 우리의 기대와 관련이 있는데, 그러한 기대는 사회마다 다르고 시대에 따라 변한다. 하지만 일부 정의는 이보다 더 급진적인데, 젠더의 본질을 변화시키려고 시도하기 때문이다. 이런 정의들에서는 젠더를 생물학적 성과는 완전히 별개인 임의적 구성물로 본다. 말하자면, 외투가 혼자서 스스로 돌아다니는데, 그것을 어떻게 꾸미느냐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 「2장 젠더」중에서
차이에 관한 생각 | 프란스 드 발 지음 | 이충호 옮김 | 세종서적 | 568쪽 | 2만20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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