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퇴진이 이태원 추모" 참사 후 첫 촛불집회
[소중한 기자]
▲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이 5일 오후 서울시청앞에서 숭례문 구간 세종대로에서 촛불행동 주최로 열리고 있다. |
ⓒ 권우성 |
"그동안 그 골목은 안전했습니다. 행정이 존재했을 때 시민들은 안전했습니다."
"놀러 가서 죽은 게 아닙니다. 놀면서 국민을 지키지 않은 자들 때문에 죽은 겁니다."
20대 청년 용수빈씨와 세월호 참사 유족 장훈씨가 이태원 참사 후 첫 주말에 열린 촛불집회 무대에 올라 이 같이 말하며 울먹였다. 용씨는 "우리는 이미 세월호 참사로 박근혜를 겪었는데 또 이태원 참사로 윤석열을 겪고 있다"고, 장씨는 "세월호 참사 때 물었던 국가의 존재 이유를 윤석열 정권에 다시 묻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 퇴진과 김건희 여사 특검을 요구해왔던 '촛불행동'은 5일 오후 5시 시청역 7번 출구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인파는 숭례문 인근까지 이어졌고 약 2시간 30분 동안 이어진 집회를 통해 윤석열 정부를 향해 세 가지 요구안(▲ 원인 분석과 책임 규명 ▲ 책임자 처벌 ▲ 개선 대책 마련)을 발표했다.
"퇴진이 추모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추모합니다" 등의 피켓을 들고 "윤석열 퇴진"을 외친 이들은 "참사의 책임을 회피하고 여론을 조작하고 정치사찰을 자행하는 제2, 제3의 범죄 행각을 중단하라. 이태원 참사의 진정한 추모는 원인과 책임을 규명하는 것"이라고 요구했다.
참사 현장 시민과 4대 종단도 참여
▲ 이태원 참사 촛불집회 “무능하고 무책임한 윤석열, 이대로 두면 안 돼” ⓒ 유성호 |
▲ 수많은 시민들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 집회’에 참석해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며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외치고 있다. |
ⓒ 유성호 |
▲ 수많은 시민들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 집회’에 참석해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며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외치고 있다. |
ⓒ 유성호 |
이날 집회에선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에 있다가 환자·희생자를 이송하고 심폐소생술을 진행한 시민 김훈기씨도 마이크를 잡았다.
김씨는 "그 끔찍한 시간은 한 시간, 두 시간 동안 계속됐고 저는 마음속으로 다친 사람만 있고 희생자는 없길 빌고 또 빌었다. 하지만 한두 명씩 머리 위에 모포가 덮이는 걸 보고 정신이 아득해졌다"라며 "몇몇 언론과 몇몇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우리 시민들은 무질서하지 않았고 저는 그것을 똑똑히 봤다. 한 명이라도 살리기 위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자발적으로 도왔고 그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처음 본 권위와 질서를 증빙할 수 있는 유니폼은 미국 군복이었다. 만약 우리에게 익숙한 유니폼과 가이드라인이 있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질서 있게 행동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보통의 시민을 도왔던 것은 보통의 시민이었다. 우리 시민들은 위대하다는 말을 이 자리에서 꼭 하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4대 종단(천주교·개신교·불교·원불교) 또한 참여해 희생자·유족·부상자를 위로하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특히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소속 박주환 신부(미카엘)는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기도 했다.
박 신부는 "시민들이 비탄에 잠겨 슬퍼하는 이때 '희생이 대한민국을 빛나게 하는 큰 원동력이 될 것'이란 망발을 쏟아내는 천공이라는 자와 '이태원 참사는 북한의 공작'이란 말도 안 되는 망언을 쏟아내는 전광훈이란 자는 필시 윤석열 대통령을 비호하는 자들"이라며 "이러한 자들에게 둘러싸인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그 존재 이유를 이미 상실했다"고 말했다.
이어 "죽음의 진상에 대한 의문과 애도는 슬픔과 상처에 공감한단 의미에서 같은 의미의 하나의 단어다. 위패와 영정도 없는 곳에서 근조란 단어조차도 가린 채 검은 리본을 달고 동냥하듯 하는 가증스러운 참배는 결코 유족에게 위로가 될 수 없다"라며 "오세훈 서울시장과 윤석열 대통령의 화환이 땅바닥에 내동댕이쳐 진 그 이유를 아직도 모른단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이 5일 오후 서울시청앞에서 숭례문 구간 세종대로에서 촛불행동 주최로 열리고 있다. |
ⓒ 권우성 |
20대 청년 용수빈씨는 "이 자리를 빌려 우리 20-30세대 친구들에게 간곡히 부탁한다. 우리 같이 촛불을 들자"라며 "무능하고 무지하고 무책임한 윤석열 정부를 이대로 두면 이런 사고는 또 일어날 것이고 그땐 내가, 우리가 죽을 수 있다. 세월호 참사 때 한 번, 이태원 참사로 두 번 죽었는데 또 죽을 수는 없잖나"라고 말했다.
세월호 유족 장훈씨도 "유족에게 애도는 내 가족이 왜 죽었는지 알고, 가해자가 모두 처벌받고, 그 이후로도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시작될 수 있는 것"이라며 "이 땅에 세월호 참사 같은, 이태원 참사 같은 비극이 재발지 않도록 함께 싸우겠다"라고 덧붙였다.
집회를 주최한 '촛불행동' 상임대표 김민웅 목사는 "여러분의 슬픔과 비통함과 의로운 분노를 모두 담아 하늘에 닿도록 함성을 외쳐주길 바란다"라며 "이것이 우리의 기도다. 우리의 애도는 이렇게 완성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 집회’에 참석한 한 시민이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에 목놓아 울고 있다. |
ⓒ 유성호 |
▲ 수많은 시민들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 집회’에 참석해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며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외치고 있다. |
ⓒ 유성호 |
▲ 수많은 시민들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 집회’에 참석해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
ⓒ 유성호 |
▲ 수많은 시민들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 집회’에 참석해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며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외치고 있다. |
ⓒ 유성호 |
▲ 수많은 시민들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 집회’에 참석해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며 묵념하고 있다. |
ⓒ 유성호 |
▲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며 글을 남기고 있다. |
ⓒ 유성호 |
▲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 집회’에 윤석열 정부의 책임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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