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진 펼침막, 애도기간 지나도 X표시해 계속 걸겠다"

윤성효 2022. 11. 5.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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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원 압사 참사 희생자 애도와 윤석열 정부의 책임을 물으며 퇴진을 주장하는 문구가 담긴 대형 펼침막을 내건 경기도 김포 시민 이상조(64)씨가 "직접 항의는 없고 다들 속이 시원하다며 잘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2개로 된 펼침막은 한쪽에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를 애도합니다"라고 적혀 있고, 옆에는 이번 참사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책임을 물어 "2XX"와 함께 "쪽팔리니 퇴진하라"고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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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대형 펼침막 내건 김포 이상조씨 "다들 속 시원하다며 잘했다 한다"

[윤성효 기자]

 경기 김포시 사우동의 한 빌딩에 내걸린 대형 현수막. 건물 4층 길이의 근조화환 리본 모양으로, 현수막 오른쪽에는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를 애도합니다", 왼쪽에는 윤석열 정부의 참사 책임을 물으며 퇴진을 주장하는 문구가 담겼다.
ⓒ 독자제공
 
이태원 압사 참사 희생자 애도와 윤석열 정부의 책임을 물으며 퇴진을 주장하는 문구가 담긴 대형 펼침막을 내건 경기도 김포 시민 이상조(64)씨가 "직접 항의는 없고 다들 속이 시원하다며 잘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자신이 공동소유하고 있는 경기도 김포시 사우동 7층 건물에 가로 1.2미터, 세로 14미터 크기의 대형 펼침막을 지난 2일 저녁에 걸었다(관련기사: '퇴진하라!' 대형리본 건 빌딩 주인 "할 수 있는 게 이것뿐" http://omn.kr/21h07).

2개로 된 펼침막은 한쪽에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를 애도합니다"라고 적혀 있고, 옆에는 이번 참사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책임을 물어 "2XX"와 함께 "쪽팔리니 퇴진하라"고 되어 있다.

김포시는 해당 펼침막을 철거하라고 했지만 이씨는 "적어도 애도 기간에는 걸어둘 것이다, 과태료를 부과하면 행정소송을 해서라도 맞설 것"이라고 했다(관련기사: "김포시, '퇴진하라' 근조 현수막 철거명령... 과태료 매기면 행정소송" http://omn.kr/21h83).

이상조씨는 5일 오후 기자와 한 전화 통화에서 '애도 펼침막'을 7일 오전에 철거하고 '퇴진'이라고 적은 펼침막은 그대로 둘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애도 기간이 오늘(5일)까지지만 주말이라 철거 작업을 할 사람이 없다. 그래서 다음 주 월요일 오전에 애도 펼침막을 철거할 것"이라고 했다.

이씨는 "'2XX'라고 쓴 부분에 엑스(X) 표시만 해서 애도 기간이 끝나도 그대로 걸어둘 것"이라고 했다. '2XX' 글자를 쓴 이유에 대해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에 가서 한 말을 그대로 해 놓은 것이다. 자기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하지만 온 국민은 다 알고 있다"라며 "자기가 했던 말을 그대로 돌려준 것"이라고 했다.

일부 언론에서 해당 펼침막이 학교 앞에 걸려 있다고 한 지적에 대해 이씨는 "인근에 초등학교와 고등학교가 있지만 학교는 건물로부터 200m 바깥이고 정화구역을 벗어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나가는 학생들이 보기는 하지만 특별한 반응은 없다. 중고생들이 와서 사진을 찍어가기도 한다"라며 "오늘은 어떤 부모들이 자식들과 같이 와서 펼침막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가더라"라고 말했다.

"잘했다며 케이크 갖다 놓고 간 사람도 있어"

애도와 퇴진 펼침막에 대해 건물에 입주해 있는 사람들과 주민들이 이씨한테 직접 항의한 사례는 없다고 한다. 이씨는 "여러 사람들이 용기를 내주어 고맙다고 했다. 어제(4일)는 여러 사람들이 얼굴을 보고 싶다고 찾아오기도 했다"라며 "또 케이크를 사다놓고 간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빌딩에서 목욕탕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펼침막을 보고 고맙다는 생각에 일부러 목욕하러 왔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라고 했다.

그는 "건물 안에 여러 입주자들이 있지만 지금까지는 아무도 펼침막에 대해 떼라거나 항의하지 않았다"라며 "만나는 사람들이 잘했다며 추켜세우고 있다"라고 했다.

"보수 단체·개인의 항의가 없느냐"고 물으니 이씨는 "아직까지 없다. 그런 사람들이 시청에 민원을 계속 넣을 수는 있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보수 쪽 사람들도 자기들이 찍어서 대통령을 뽑아 놓았는데 잘못하고 있으니까 입 밖에 내지는 못하고 시청에 민원만 넣고 있다고 본다"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당원인 이씨는 "12년째 권리당원이다. 정치적 모임에 나가지는 않는데 매월 당비 1000원씩 내고 있으니까 권리당원이라고 하더라"며 "정당을 떠나 이번 참사에 대해 너무나 가슴이 아프기에 그럼 심정을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 일본의 경제 보복에 맞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일어났을 때 이씨는 건물 앞에 당시 일본 총리(아베 신조)의 얼굴 사진에다 때밀이 수건을 넣은 선전물을 내놓기도 했다. 
 
 김포 이상조씨가 2019년 일본제품불매운동이 일어났을 때 목욕탕 앞에 내놓았던 선전물.
ⓒ 이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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