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믹스커피 30봉지 3일 만에 다 먹고 지하수로 버텼다”

김재산 2022. 11. 5.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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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봉화 아연광산 사고로 열흘째 고립됐다가 221시간 만인 4일 밤 극적으로 구조된 광부 2명의 전반적인 건강 회복 속도가 빠른 것으로 파악됐다.

경북 안동병원 신장내과 방종효 과장(주치의)은 5일 오전 병원 1층에서 브리핑을 열고 "두 분이 수일 내 퇴원까지 할 수 있을 걸로 예상된다"며 "정신적, 육체적으로 회복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평소에 상당히 체력이 좋았던 거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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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병원 의료진, 5일 브리핑에서 밝혀
경북 안동병원 의료진들이 5일 오전, 전날 기적적으로 구조된 광부들의 건강 상태와 치려 계획 등에 대해 브리핑을 열고 있다. 경북도 제공

경북 봉화 아연광산 사고로 열흘째 고립됐다가 221시간 만인 4일 밤 극적으로 구조된 광부 2명의 전반적인 건강 회복 속도가 빠른 것으로 파악됐다.

경북 안동병원 신장내과 방종효 과장(주치의)은 5일 오전 병원 1층에서 브리핑을 열고 “두 분이 수일 내 퇴원까지 할 수 있을 걸로 예상된다”며 “정신적, 육체적으로 회복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평소에 상당히 체력이 좋았던 거 같다”고 말했다.

방 과장은 “오늘 점심부터는 죽부터 소량으로 식사도 시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커피 믹스를 30봉지 처음에 갖고 계셨는데 구조가 이렇게 늦게 될지 모르고 3일에 걸쳐서 나눠서 식사대용으로 드셨다고 한다”며 “그게 아마 상당히 많이 도움이 된 거 같다. 현재는 일반실에 입원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본인들 이야기로는 3일 이후부터는 떨어지는 물로 아마 연명하신 거 같다”며 “식사는 장시간 금식된 상태에서 한 번에 많은 양이 들어가면 대사 장애가 올 수 있으니 소량씩 시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또 “장기간 빛에 노출이 안 됐기 때문에 햇빛에 갑자기 노출이 되면 망막이나 각막에 손상이 오기 때문에 3일 간에 걸쳐서 서서히 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 과장은 “제 생각이지만 3~4일 만 구조가 더 늦었으면 아마 생명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을 거 같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처음 병원 도착 당시엔 체온이 떨어지고 온몸에 근육통을 호소했다”며 “근육 손상이 경미하게 왔는데 회복 중인 상태로 보인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경북 봉화 아연 광산 매몰사고와 관련해 원인 조사와 안전 점검을 시행해 이러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일준 산자부 2차관은 5일 경북 안동병원을 찾아 구조된 작업 반장 박모(62)씨와 보조작업자 박모(56)씨를 만난 뒤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박 차관은 “구조가 이뤄진 만큼 사고 원인을 조사해서 이 광산이 아닌 다른 광산에서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꼼꼼하게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최근에 사고가 있었던 광산들을 우선해서 안전 점검할 계획”이라며 “우리나라에 가행(광물을 캐는) 광산이 350개 정도 있는데 우선으로 챙겨야 할 부분부터 안전 점검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조 과정에서 오래된 도면을 사용한 것과 관련해서는 “전문가가 검토한 결과 측량을 하고 시작하기엔 시간이 너무 걸려서 오래된 도면이지만 해당 도면을 기초로 시추를 하기로 했다”며 “오래된 도면은 제대로 현행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함께 병원을 찾은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구조된 박 조장에게 당장 하고 싶은 게 뭐냐고 물으니 밥 한 그릇 먹으며 소주 한잔하고 싶다고 하더라”며 “또 바로 부모님 산소를 찾아뵙고 싶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지사는 “고립된 분들이 버텨냈고 현장에 있는 분들이 24시간 쉬지 않고 구조해 무사히 돌아오셨다”고 광부들과 구조에 힘쓴 이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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