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소방청 연락받고 참사 파악… 민낯 드러난 보고체계

조성필 2022. 11. 5.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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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당시 서울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의 '늑장 보고'로 경찰청은 소방청의 연락을 받고 상황을 파악했다.

관할 경찰서와 경찰청 사이 '린치핀' 역할을 하는 서울경찰청 상황실의 보고 실패 경위는 현 경찰 보고 체계의 허술함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란 지적이 나온다.

당시까지 이태원의 상황을 몰랐던 경찰청 상황실은 서울청 상황실과 용산경찰서 상황실을 통해 오후 11시15분께 압사 참사가 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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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청 늦장 보고에 거꾸로 확인해
상황실 책임자 특수본서 수사 예정
별도로 '112대응체계 개선 TF' 발족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을 수사하는 경찰 특별수사본부가 서울경찰청과 용산경찰서, 용산구청 등에 대해 강제수사에 착수한 2일 오후 종로구 서울경찰청 입구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이태원 참사 당시 서울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의 '늑장 보고'로 경찰청은 소방청의 연락을 받고 상황을 파악했다. 관할 경찰서와 경찰청 사이 '린치핀' 역할을 하는 서울경찰청 상황실의 보고 실패 경위는 현 경찰 보고 체계의 허술함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란 지적이 나온다.

5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참사 당일 경찰청 상황실은 오후 10시56분께 소방청으로부터 인력 지원과 차량 통제 요청을 받았다. 당시까지 이태원의 상황을 몰랐던 경찰청 상황실은 서울청 상황실과 용산경찰서 상황실을 통해 오후 11시15분께 압사 참사가 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정상적인 보고 체계가 작동했다면 이태원 관할서인 용산경찰서에서 서울청, 경찰청으로 보고가 신속히 상향해야 하지만 이날은 거꾸로였던 셈이다.

당시 서울경찰청 상황실에는 책임자인 류미진 상황관리관(총경)이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그는 상황실이 아닌 자신의 사무실에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류 총경은 참사 상황을 112상황3팀장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알게 됐는데, 그 시각은 이미 발생 1시간24분이 지난 오후 11시39분께였다. 류 총경으로부터 보고를 받았어야 할 경찰청 상황관리관이 이미 사태를 인지한 뒤였다. 보고를 받고 황급히 상황실로 돌아온 류 총경은 다음 날 오전 0시2분에야 경찰청 상황실에 보고했다.

경찰청 특별감찰팀은 지난 3일 류 총경이 업무를 태만히 했다고 보고 대기 발령한 뒤 특별수사본부(특수본)에 수사를 의뢰했다. 특수본은 류 총경에 대한 감찰 자료가 넘어오는 대로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본격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감찰 자료는 오는 7일께 넘어올 것으로 특수본 측은 보고 있다. 특수본 수사에서도 상황관리를 총괄했어 함에도 이에 태만해 상황 인지와 보고가 지연된 것으로 확인되면 류 총경에겐 직무유기 등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찰청은 특수본 수사와 별개로 생활안전국장을 단장으로 '112대응체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개선대책 마련에 나섰다. TF는 접수·지령·지휘, 보고체계, 현장조치, 조직·사무 등 112신고 대응체계 전반을 점검하고 개선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경찰 안팎에서는 이번 참사를 계기로 경찰의 보고 체계가 일원화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재난 대응이나 수습에 있어 보고체계를 일원화시키는 건 지휘체계를 운영하는 데 있어 혼란을 막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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