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2C 키우는 네이버…리셀 플랫폼 자회사 ‘크림’에 500억원 직접 투자
네이버가 손자회사 크림에 500억원을 투자했다. 네이버는 그간 자회사 스노우를 통해 손자회사 크림을 지원했다. 직접 투자에 뛰어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개인 간 거래(C2C) 시장 경쟁력 강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크림은 2020년 3월 정식 출시한 한정판 거래 리셀 플랫폼이다. 2020년 3월 정식 출시했다. 지난해 1월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에서 물적분할해 설립됐다. 분사 이후 실적 자체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해 크림 매출은 32억원, 영업손실은 594억원에 달한다. 초기 네트워크 구축에 상당한 비용이 투입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영업비용은 628억원이다.
부진한 실적에도 공격적인 사업 확장 행보를 보였다. 특히 아시아 시장에서 활발한 지분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5월 태국 리셀 플랫폼 사솜 운영사 사솜컴퍼니 지분 20.1%를 사들인 게 시작이다. 이후 타법인 주식을 취득했다고 밝힌 공시만 10건에 달한다.
사업 확장에 필요한 자금은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를 통해 조달됐다. 크림이 스노우를 통해 차입한 금액만 총 870억원이다. 다만 스노우 역시 적자 기업인 만큼 네이버의 자금 공급이 이어졌다. 네이버는 스노우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을 활용, 자금을 지원했다. 2018년 이후 네이버가 스노우에 투자한 금액만 5399억원에 달한다. 결국 네이버에서 스노우로, 스노우에서 크림으로 자금 조달이 이뤄진 셈이다.
다만 이번 유상증자에서 네이버는 직접 투자를 결정했다. 크림은 지난 3일 보통주 1만4877주, 우선주 3만5707주를 발행하는 17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보통주 전량을 사들인다. 보통주 주당 가격은 336만원이다. 네이버가 크림에 500억원을 직접 투자하는 셈이다.
업계는 네이버의 C2C 경쟁력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한다. 크림은 네이버 C2C 사업 전략 핵심으로 불린다. 시장에서는 크림의 사업 확장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직접 지원 방식을 택했다고 풀이한다.
네이버는 최근 C2C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미국 패션 C2C 플랫폼 ‘포쉬마크’를 16억달러(약 2조3000억원)에 인수했다. 국내 주요 C2C 업체 번개장터를 이끌던 이재후 전 대표도 책임리더(임원)로 영입했다. 다만 네이버 관계자에 따르면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직무나 포지션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최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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