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애도기간 공연 취소 … 당신의 생각은

한승곤 2022. 11. 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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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로 공연 취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음악인들이 잇따라 소신 발언을 내놨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공연을 취소한 것도 애도의 방식일 수 있으나, 공연을 하면서도 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1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안타까운 사고로 국가 애도기간이 선포되었기에 4, 5일 예정이었던 2022 씨어터 이문세(THEATRE LEEMOONSAE) 당진 공연이 취소됐다. 공연을 기다리셨을 관객 여러분의 양해를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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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세 등 가수들 콘서트 줄줄이 취소
일부 음악인 “공연도 애도의 방식이다”
배순탁 음악평론가.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이태원 참사로 공연 취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음악인들이 잇따라 소신 발언을 내놨다. 정부가 5일까지 국가 애도기간으로 지정하자, 공공기관과 민간 차원의 행사가 줄줄이 취소된 것에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공연으로도 위로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음악평론가·작가 배순탁은 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언제나 대중음악이 가장 먼저 금기시되는 나라"라고 적었다. 배씨는 "슬플 때 음악으로 위로 받는다고 말하지나 말던가. 우리는 마땅히 애도의 시간을 통과해야 한다. 그러나 애도의 방식은 우리 각자 모두 다르다. 다른 게 당연하다. 방식마저 강요하지 말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싱어송라이터 '생각의여름(본명 박종현)'도 지난달 3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번주에 하기로 한 두 공연의 기획자들이 진행할지, 연기할지에 대해 정중히 요청해오셨다"며 "고민을 나눈 끝에 예정대로 진행키로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예나 지금이나 국가기관이 보기에는 예술 일이 유흥·여흥의 동의어인가 보다"라며 "관에서 예술 관련 행사들(만)을 애도라는 이름으로 일괄적으로 닫는 것을 보고, 주어진 연행을 더더욱 예정대로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공연이 업인 이들에게는 공연하지 않기 뿐 아니라 공연하기도 애도의 방식일 수 있다"며 "하기로 했던 레퍼토리를 다시 생각하고 매만져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음악인도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인 정원영은 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모든 공연을 다 취소해야 하나"라며 "음악만한 위로와 애도가 있을까"라고 적었다. 정씨 의견에 한 음악인은 댓글을 통해 "매일 같이 산업재해, 음주사고, 극단적 선택 등 사회적 타살이 (비일)비재한데 꼭 큰 이슈가 돼야만 반응하는 모습이, 그리고 눈물의 무게를 재려는 행태가 한편으론 씁쓸하다"라고 동조했다.

작사·작곡가·프로듀서이자 팝 드러머인 박가을도 "예술을 음악으로 바라보는 한 가지 시선이 두려워 이런 조치를 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공감을 표했다.

전문가들은 공연으로도 위로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공연을 취소한 것도 애도의 방식일 수 있으나, 공연을 하면서도 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술 행위가 단순히 여흥이나 유흥이 아니다. 공연을 통해 우리가 위로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회적인 분위기가 애도를 강요하는 느낌으로 공연을 중지하는 것은, 바람직하게 보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현재 공연계는 이번 달로 예정된 주요 대중음악 콘서트를 줄줄이 취소했다. 혼성그룹 코요태는 5~6일 서울 세종대 대양홀에서 열려던 전국투어 서울 공연을 내년 1월 7~8일로 미뤘다. 가수 백지영도 5일 전국투어 청주 공연을 취소했고, 장민호는 4∼6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단독 공연을 하지 않기로 했다. 성시경은 다음 달 23∼25일 연말 콘서트를 예정대로 진행하지만, 추모의 마음을 담아 티켓 예매 일정을 연기했다.

이문세도 충남 당진에서 예정된 콘서트를 취소했다. 이씨는 1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안타까운 사고로 국가 애도기간이 선포되었기에 4, 5일 예정이었던 2022 씨어터 이문세(THEATRE LEEMOONSAE) 당진 공연이 취소됐다. 공연을 기다리셨을 관객 여러분의 양해를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팝스타 마이클 볼튼도 이달 8~9일로 예정했던 8년 만의 내한공연을 내년 1월로 연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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