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없는 하이브의 굴욕…증권가 'BTS 군백기'에 목표주가 줄하향

이선애 2022. 11. 5. 09: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증권가가 하이브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하이브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방탄소년단(BTS)의 입대로 '군백기'(군 복무로 인한 공백기) 동안의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게 목표주가 하향 조정의 이유다. 지난달 BTS는 맏형 진(본명 김석진)을 필두로 각자 순서에 따라 입대하겠고 밝혔으며, 이에 하이브도 공식 입장을 내고 BTS가 병역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준비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DB금융투자는 전날 하이브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는 유지하지만, 목표주가는 22만원에서 16만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목표주가는 2023년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33배로 수준으로 멀티플은 동사 과거 평균 대비 크게 낮아졌다. BTS 부재, 그리고 이에 따른 위버스 트래픽 기대 화회 등이 목표주가 하향의 이유다.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BTS가 없는 시장 상황을 고려한 목표주가 하향"이라면서 "다만 견조한 아티스트 앨범 판매, 공연 정상화, 신인 라인업 강화 등에 힘입어 양호한 실적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팬덤 플랫폼 비즈니스는 여전히 성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됨에 따라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하이브의 올해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4% 늘어난 4455억원, 215% 증가한 883억원으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인 매출액 4037억원, 영업이익 570억원에 부합했다. 세븐틴, TXT, 그리고 뉴진스까지 가세하면서 견고한 앨범 판매량을 보였고 TXT와 세븐틴의 공연이 반영되면서 공연 매출도 472억원을 기록했다. 보유라인업에 힘입은 간접참여형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하며 탑라인 성장을 견인했다. 수익성은 저하됐는데 이는 오프라인 공연 증가에 따른 원가율 상승에 기인한다.

황 연구원은 "세븐틴과 TXT의 셀링파워가 강화되고 있고 뉴진스 등 신규 걸그룹들도 빠르게 자리매김 중"이라며 "위버스·브이라이브 통합앱은 월간순이용자수(MAU), 성과 등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는데, 3분기 평균 MAU는 700만명으로 기대보다는 느리지만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향후 서비스 고도화나 입점 아티스트의 확대로 인한 위버스의 가치 제고는 여전히 중장기 기대 요인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같은 날 한화투자증권도 하이브의 목표주가를 기존 24만4000원에서 18만5000원으로 낮췄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진의 입대 결정으로 BTS 입대 관련 불확실성은 해소됐지만 세븐틴·투바투·엔하이픈·르세라핌·뉴진스 등 신인 가수들의 성장곡선이 BTS의 곡선과 가까워지기까지는 1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신인 아티스트 6개 그룹이 데뷔하면서 수익성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일이라고 짚었다. 기타 지식재산권(IP)의 완연한 성장까지 마진율 감소 구간을 견뎌야 한다는 점이 아쉽다는 점도 덧붙였다.

키움증권도 목표주가를 26만5000원에서 17만5000원으로 낮췄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기존 아티스트의 앨범 및 콘서트 확대, 게임사업 확장 등이 예상되나 동시에 BTS 완전체 활동 부재로 인한 광고 등 매출 부진 등의 요인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비용의 효율적 관리가 없다면 매출 감소에 따른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BTS의 군백기 이외에도 예상보다 늦어지는 팬 커뮤니티 위버스 유료 서비스 도입과 플랫폼 산업의 밸류에이션(평가가치) 하락 등도 수익성 타격의 이유로 짚었다. 그러면서 목표주가는 28만원에서 23만원으로 하향했다.

전날 하이브 주가는 12만2500원으로 마감했다. 2020년 10월15일 상장일 당시 종가(25만8000원)와 비교해 '반토막'이 난 수준이다.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이경준 하이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BTS의 올해 매출 비중은 60∼65%를 차지한다"며 "내년에 매출 비중이 줄고 다른 아티스트의 매출이 늘어나 마진 압박이 심해질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이타카 홀딩스를 포함한 다른 아티스트 비중은 35%~40%를 차지한다.

한편 하이브는 단기적으로 2023년 상반기까지는 일부 멤버들의 개인 활동들이 예정돼 있으며, 사전에 준비해 둔 다양한 콘텐츠들로 BTS가 팬덤 아미와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하이브와 멤버들은 향후 2025년 완전체 활동의 재개를 희망하고 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