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수천억' 北 미사일 재원 어디서 났나…태영호의 4가지 가설

김민석 2022. 11. 5.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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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FA "北, 지난 2일 하루에만 미사일 발사에
약 1071억원가량 사용한 것으로 추정" 보도
태영호 의원 "北, 비트코인 해킹·마약 거래·
무기 기술 이전 등으로 자금 마련" 주장 내놔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하루에 1000억원의 비용을 미사일 발사에 사용한 북한의 자금 마련 경로에 대한 가설을 내놨다. 태 의원은 북한이 비트코인 해킹, 마약 등 불법거래, 무기 기술 이전, 중국의 지원 등 4가지 경로를 통해 2년 치 쌀 수입액과 맞먹는 1000억원의 돈을 만들어냈다고 분석했다.


태 의원은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국 군사전문가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 2~3일 발사한 미사일은 하루에 1000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이틀 동안 2년 치 쌀 수입할 돈을 허공에 날린 것이다"라며 이같이 적었다.


우선 그는 "어제 한일의원연맹을 비롯해 일본 측 의원들과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며 "일본 의원들이 가장 궁금해 한 것은 바로 '북한이 저렇게 미사일을 펑펑 쏘는데 그 돈이 어디서 나오느냐'였다"고 운을 뗐다.


이에 태 의원은 북한의 미사일 재원 마련 방안을 4가지로 제시했다. 태 의원은 "첫째는 비트코인, 블록체인을 통해서 재원을 마련했을 가능성이다. 비트코인 시대가 열리면서 익명으로 불법 거래가 가능해졌고, 물품 구입이 가능해졌다. 또 해킹을 통해 거액의 돈을 끌어들일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얼마 전 우리 군인이 4800만원 어치의 비트코인을 받고 군사기밀을 북한 해커에게 넘긴 적이 있다. 과거에는 간첩을 통해 현금을 직접 내려보냈어야 했는데, 비트코인을 통해 쉽게 거래가 가능해진 것"이라며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이와 같은 비트코인과 해킹을 통해 북한이 수억의 돈을 버는 것으로 미국과 유엔은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블록체인 분석업체인 체이널리시스가 지난 7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해 사이버범죄를 통해 탈취한 암호화폐는 4억 달러(4958억원) 규모이며, 올해 들어 라자루스 그룹(Lazarus Group)과 같은 북한 해킹 단체들이 불법으로 탈취한 암호화폐가 10억 달러(1조2999억원)에 조금 못 미치는 것으로 추산했다.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지난달 7일 공개한 보고서에 "암호화폐 회사와 거래소에 대한 북한 사이버 공격이 계속됐다. 더 정교해졌고, 훔친 돈을 추적하는 게 더 어려워졌다"며 "수억 달러 상당의 가상자산 절도로 이어졌다"고 북한의 암호화폐 해킹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태 의원이 주장한 북한의 두 번째 자금 마련 경로는 마약 등 각종 불법 거래다. 태 의원은 "북한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국가주도로 마약을 생산·판매하는 국가"라며 "북한은 지난 고난의 행군 시기에도 흥남지역 마약생산공장은 멈춘 적이 없다. 이렇게 생산한 마약을 전세계에 구축한 마약 카르텔을 통해 거래해 돈을 마련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정권의 통치자금을 조성하기 위해 마약 제조 및 판매를 통해 외화를 벌어들였다는 사실은 여러 번 밝혀진 사실이다. 실제로 탈북 직전까지 주영(英) 북한 공사로 근무했던 태영호 의원 역시 탈북 후 수차례 북한이 마약의 제조·판매와 연관돼 있다는 주장을 내놓은 바 있다.


또 앞서 지난해 영국 BBC가 공개한 30년 동안 북한 첩보 조직에서 일해 최고 직위에까지 올랐다가, 2015년 탈북해 현재 우리나라 국가정보원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 김국송(가명)씨와의 인터뷰에서도 그는 북한 지도부가 마약 거래에서 중동과 아프리카 무기 판매에 이르기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해 현금을 벌려고 필사적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북한이 전날에 이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3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뉴스를 보고 있다. ⓒ뉴시스

아울러 태 의원은 "북한은 지금까지도 이란, 시리아 등 중동나라들과 무기 거래를 많이 했다. 최근에는 미사일 기술 거래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하며 북한이 불법 무기 및 기술 이전을 통해 미사일 발사 재원을 마련했을 가능성도 언급했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 2일(현지시간) "북한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상당량의 포탄을 은닉해 제공했다는 정보를 받았다"며 "중동 혹은 아프리카 국가로 보내는 방식으로 실제 목적지를 숨겼다"고 밝혔다. 북한이 여전히 불법 무기 거래에 연루돼 있으며, 이를 통해 대북 제재에 걸리지 않는 방식으로 부를 축적했다는 주장이다.


마지막으로 태 의원은 북한이 중국으로부터의 지원을 통해 자금을 마련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태 의원은 "코로나19로 인해 북중 국경은 철저히 봉쇄된 상태지만, 북한 에너지의 핵심인 원유(기름)는 중국 송유관을 통해 공급이 가능하다"라며 "원유는 송유관을 통해 들어가기에 중국이 북한에 어느 정도로 무상 제공하는지 외부에서는 파악하기 쉽지 않다. 북한이 중국과 밀착행보를 이어가는 만큼, 시진핑 역시 상당량의 지원을 했을 것이고 이것이 북한이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미사일을 쏘는 것이 가능케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앞서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3일 미국의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의 분석을 인용해 북한이 지난 2일 분단 이래 처음으로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의 한 발 당 가격이 200만~300만 달러 정도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RFA는 한 발에 200만~300만달러 정도인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25발 발사했으니 북한이 2일 하루에만 최고 5000만 달러(약 714억원)에서 최대 7500만 달러(약 1071억원)의 비용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이어 RFA는 미사일 발사에 사용된 7000만 달러가 북한이 한 달간 중국에서 물품을 수입하는 데 필요한 금액과 비슷하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대중 수입액은 지난 8월 7154만 달러였으며, 9월에는 9007만 달러였다. 또 7000만 달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전 북한의 연간 대중 쌀 수입액과 같은 액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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