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갚는 개인들, 은행 찾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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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는 대출을 갚고 기업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은행을 찾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올해 10월 가계대출 잔액은 693조6475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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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사업자 대출도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줄어
기업대출만 홀로 증가세…회사채시장 경색 영향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가계는 대출을 갚고 기업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은행을 찾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올해 10월 가계대출 잔액은 693조6475억원이다. 전월 대비 1조4355억원 줄어든 규모다. 올해 들어 매월 내리막을 걸었다. 특히 가계 신용대출은 한 달 만에 1조9321억원 줄어들었다. 그간 은행권 대출 성장을 견인해온 전세대출도 전월보다 1351억원 감소했다. 반면 기업대출은 대폭 증가했다. 대기업대출은 9조9088억원, 중소기업대출은 6조6651억원씩 늘었다. 다만 개인사업자대출은 전월보다 4602억원 줄어든 314조8077억원으로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전월 대비 감소했다.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가계에선 빠르게 대출을 갚는 분위기다. 2018~2021년 동안 매년 8~10조원씩 순증했던 은행 개별 주택담보대출이 올해는 8000억원가량 감소하는 등 부진한 모습이다. 전세대출도 올해 들어 10월까지 4조3656억원 증가했다. 2018~2021년 14조원에서 21조원까지 순증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모습이다. 신용대출은 올해 들어 10개월 동안 무려 15조9273억원 감소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리 상승에 따른 부담으로 여유 있는 차주들부터 급격한 대출 상환 추세가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된다"라며 "은행권 전체로는 월간기준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이 감소한 것은 2010년 12월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기업들은 은행으로 달려가고 있다. 코로나19 기간을 제외하면 5대 은행 대기업 및 중소기업 대출이 10조원 넘게 순증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같은 기간 기업 대출이 1조7637억원 증가한 IBK기업은행과 지방은행까지 포함하면 증가폭은 더욱 클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회사채 및 단기자금시장이 경색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상당수 은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출성장률은 올해는 예상보다 높아지고 내년에는 다소 주춤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가계대출이 매월 1조~1조50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은행권 전체 가계대출은 아직 현상유지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개인들이 부채 규모를 줄이고 기업도 회사채 시장이 아닌 은행에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 연구원은 "이를 감안하면 연말까지는 기업여신 취급으로 은행 대출이 예상보다 1~2%포인트 더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내년 기준금리 인상이 멈추고 자금시장이 정상화하면 기업대출 증가율이 낮아지면서 은행 대출 성장률이 3% 내외로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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