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전망 어둡지만…기술력 우위 韓 D램 "당분간 압도적"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경쟁 강화 속 韓 기업 기술 격차 여전히 압도적
삼성전자發 치킨게임 우려 "지나치다"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메모리반도체 수급 불균형이 심화하면서 가격이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의 D램 경쟁 우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란 진단이 나왔다. 한국 기업들의 D램 분야 경쟁력이 집적도, 제조 비용, 장비 수급 등 모든 면에서 뛰어난 만큼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D램 점유율 주도가 계속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는 분석이다.
5일 KB경영연구소는 '반도체 산업 구도 변화와 경쟁력 분석' 보고서에서 한국 D램 산업의 경쟁력에 대해 "한국 기업들의 기술격차와 가격 경쟁력 우위는 계속되고, 고사양 D램 시장에서 후발주자가 새롭게 진입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한국 기업은 집적도, 제조 비용, 장비 수급 면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제조기업들의 집적도 기술 수준과 제조단가 절감을 통한 수익성 확보, 극자외선(EUV) 장비 선점을 통한 운용 능력 축적을 통해 D램 산업의 우위는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초미세공정 선점을 통한 칩의 집적도 향상은 D램의 성능 제고와 수익성 향상에 직결되는 경쟁력으로 통한다. 이와 관련해 한국 기업들이 10나노급 5세대 양산을 추진 중이라는 점은 경쟁력 강화로 연결된다. 미국은 국내 기업들과 비교해 집적도 측면에서 열세를 나타내고 있고 EUV 기술도입도 늦어져 향후 초미세공정에서 국내업체 대비 집적도 열세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은 한국과 약 5년 이상 기술격차가 벌어질 정도로 경쟁 범위에 들지 못한다. 게다가 초미세공정으로 진행될수록 우위의 기술력과 인프라를 보유한 국내 제조 업체들은 비트당 D램 제조 비용이 미국 마이크론보다 낮을 수 밖에 없어 수익성 우위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KB경영연구소는 "한국 기업은 비트당 제조 비용(COST/BIT) 우세로 수익성 마진이 우세하다"며 "반면 미국은 한국 대비 원가경쟁력이 열세고 생산성에서도 삼성전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중국은 50~75%에 불과한 낮은 수율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매우 부족하고 저사양 D램 위주의 접근이라는 한계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장비 수급 측면에서도 한국 기업들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첨단 미세공정에 필요한 EUV 노광장비를 삼성전자는 세계 2위 수준으로 확보해 놓은 상황이고 SK하이닉스도 사전 주문을 통해 3년간 20대 이상으로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 반면 미국 마이크론은 2024년부터 EUV를 투입할 예정으로, 조기 선점에 실패한 탓에 EUV 장비 기술 성숙도 측면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열려있다.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견제로 첨단 장비와 소프트웨어 자체의 수급이 어려운 상황이다.
고성능 서버용 메모리반도체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한국 기업들의 숨통을 트이게 하는 대목이다. 연구소는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더욱 빨라진 디지털 전환으로 데이터 트래픽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글로벌 데이터센터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서버의 성능향상을 위한 D램 탑재용량이 뚜렷한 증가 추세인데다 운영비용과 탄소배출량의 감소 목표가 고가의 저전력, 고성능 반도체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D램 시장에 다수 업체가 진입하면서 '치킨게임'이 불가피했으나, 현재 상위 3개 업체(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과점화로 무리한 공급능력 확장보다는 수익성 향상에 역량이 집중되는 추세라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감산 의지를 밝힌 다른 메모리반도체 기업들과는 달리 삼성전자가 '인위적인 감산'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치킨게임 재현 우려가 시장에 확산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과점화 상태로 선두업체들이 받을 타격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삼성전자의 설비투자가 줄지 않는 건 증산을 위해서가 아니라 기술 투자와 공정의 고도화를 위한 것이고, 반도체 업계의 특성상 공정 전환 과정에서는 생산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도 치킨게임 재현 가능성을 낮추는 대목이다. 오히려 후발주자들과의 경쟁 격차를 벌림으로써 향후 D램 업황이 좋아졌을 때 지금의 선두 업체들이 받을 수 있는 이익이 클 수 있다고 시각도 있다.
황민성 삼성증권 테크팀장도 삼성전자가 인위적인 감산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자연스러운 감산은 불가피하다는데 초점을 맞춰 "반도체 업계의 특성상 공정 전환 과정에서는 자연스레 생산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삼성전자의 경우 EUV 도입에 따른 공정 전환으로 캐파(생산능력)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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