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침묵해도 신경 안쓴다? 정진상 조준하는 檢 자신감, 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불법 대선자금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김용(56·구속) 민주연구원(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 부원장에 대한 막바지 조사에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오는 8일 구속기한이 만료되는 김 부원장을 기소한 뒤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 대한 수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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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검찰에 협조 거부 중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강백신)는 김 부원장을 거의 매일 검찰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김 부원장은 관련 혐의를 일절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은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검찰은 김용 부원장이 남욱 변호사 등 ‘대장동 일당’이 마련한 자금 6억원(공모액 8억4700만원)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김 부원장이 지난해 2월 유 전 본부장에게 광주 등 남부지방을 돌고 있는데 자금이 필요하다고 요청한 점을 토대로 이 돈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지난해 대선 경선 자금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전달 과정에서 사용한 종이 상자와 똑같은 상자를 다수 확보하고, 이 상자에 1억원씩 담아 건넸다는 유 전 본부장의 진술대로 실제로 현금 1억원이 들어간다는 점도 확인했다. 아울러 김 부원장이 금품을 받은 장소 역시 ▶성남시 판교역 인근 유원홀딩스 사무실 ▶경기도청 인근 길가 ▶수원 광교포레나 인근 길가로 특정했다.
“김용 진술 중요하지 않을 수도”
검찰은 이를 바탕으로 김 부원장에게 돈의 용처를 캐묻고 있지만, 김 부원장은 입을 다물고 있다. 김 부원장 측은 “자꾸 (검찰이) 이재명 이야기를 해서 (김 부원장이) 아예 입을 닫았다”고 반발 중이다. 검찰이 일종의 ‘별건 수사’를 하고 있다는 취지다. 이에 일각에서는 검찰 수사가 김용 부원장 선에서 막힐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김 부원장이 지금은 진술은 거부하고 있어도 구속 상태가 계속되면 심경의 변화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그리고 어쩌면 검찰 입장에서도 김 부원장의 용처 진술이 크게 중요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정진상 실장 수사도 임박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이 오는 8일께 김 부원장에 대한 기소를 마친 뒤 정진상 실장으로 칼끝을 돌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애초에는 검찰이 정진상 실장에 대해서도 수사 속도를 높일 것이란 관측이 있었지만, 수사에 대한 과열된 국민적 관심과 이태원 참사 등을 고려해 김 부원장을 기소한 이후에 정 실장을 수사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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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김용·정진상 넘어 이재명 향할까
관건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수사대상에 올릴 것인가에 있다. 이 대표 역시 공범의 일종으로 구성해 사법처리할 것이란 관측이 있지만, 이 대표 최측근을 정리하는 선에서만 수사를 끝내도 큰 성과라는 시각도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이 거대 야당 대표를 상대하는 만큼 설혹 이 대표를 수사하더라도 확실한 물증을 확보한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한 ‘시간과의 싸움’도 있다. 수사 기간이 길어지면 국민적 피로감이 커지는 것을 검찰 수뇌부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정 기관에서는 이 대표의 경우 수원지검에서 수사 중인 쌍방울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성남FC 후원금 의혹이 더 치명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쌍방울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돈 흐름 추적을 하다가 벽에 부닥쳤지만 해외도피 중인 김성태 쌍방울 회장이 귀국하면 수사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관측이 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 역시 “법원 판례를 감안하면 이 대표의 사법처리 가능성이 매우 크다”(사정기관 관계자)는 말이 거듭 나온다. 이 때문에 검찰이 대장동 사건으로는 이 대표의 수족으로 꼽히는 김 부원장과 정 실장을 사법 처리하는 선에서 정리하고, 다른 사건을 통해 이 대표를 직접 압박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박현준 기자 park.hyeon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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