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철도999?…'KTX 007, SRT 333' 고속열차 '번호'의 비밀 [강갑생의 바퀴와 날개]

강갑생 2022. 11. 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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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5일 중앙선에서 준고속열차인 KTX-이음이 운행을 시작하면서 KTX의 열차번호 부여체계가 전면 개편됐다. 연합뉴스

'KTX 101' → 'KTX 001'.
고속열차는 물론 일반열차와 화물열차, 전철 등 매일 운행에 나서는 기차에는 '열차번호'가 붙습니다. 코레일과 SR 등 철도운영사가 부여하는 열차번호에는 여러 정보가 담겨있는데요.

이 가운데 코레일을 보면 열차 종류에 따라 사용하는 숫자의 자릿수와 번호 대가 다릅니다. 특히 고속열차의 경우 2004년 경부고속철도 개통 이후 호남선과 전라선·강릉선 등을 거치면서 세 자리 숫자를 사용했고, 지난해 초까지 101~899번을 썼습니다.

서울~부산을 오가는 경부선 고속열차는 101~174번을 사용했고, 경부선이지만 고속선로가 아닌 예전의 경부선 철도를 경유해서 부산까지는 가는 KTX에는 따로 번호가 붙었는데요.

고속열차는 세자리의 열차번호를 사용하며 노선별로 번호대가 달리 부여된다. 연합뉴스

영등포와 수원을 거쳐서 가는 경부선 KTX에는 231~238번이 부여됐고, 밀양과 구포 경유 KTX는 251~262번을 사용했습니다. 서울에서 마산, 진주로 가는 경전선은 401~424번까지를 붙였고요.

광주와 목포행 호남선은 500번대의 번호를, 여수엑스포로 가는 전라선은 700번대 번호를 썼습니다. 또 2017년 말 개통한 강릉선 KTX는 800번대를 부여했습니다.

이렇게 보면 KTX 101은 경부선을 오가는 고속열차라는 의미인 데다 1번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운행하는 여객열차 가운데 ‘제1 열차’라는 지위도 갖는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KTX 개통 전에는 서울발 부산행 새마을호 첫차가 제1 열차의 지위를 누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난해 초 중앙선에서 시속 250㎞대의 준고속열차인 'KTX-이음'이 운행을 시작하면서 이 번호 체계가 확 바뀌었습니다. 그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001~100번까지 번호를 쓰고, 행선지별로 대표되던 앞자리 번호도 다 변경된 겁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코레일 관계자는 "중앙선에서 KTX-이음이 운행하고, 이어서 중부내륙선도 개통 예정이다 보니 기존 번호 체계로는 사용 가능한 번호 대가 없어서 전면 개편하게 됐다"고 설명합니다.

이에 따라 경부선은 기존선 경유 열차를 포함해서 001에서 200번까지 부여합니다. 또 서울에서 마산·진주로 가는 KTX는 기존 400번대가 아닌 201~230번과 281~290번을 사용합니다. 역시 400번대였던 서울~포항 노선은 231~260번, 291~300번까지 번호가 붙습니다.

대신 400번대는 호남선에 부여되는데 401번에서 500번까지를 씁니다. 전라선은 501번에서 600번까지 사용합니다. 전라선이 쓰던 700번대 번호는 중앙선과 중부내륙선에 붙는데요.

청량리~안동 노선은 701~730번과 781~800번을 부여하고, 부발~충주 노선은 731~750을 씁니다. 강릉선은 종전대로 801번에서 900번까지를 사용합니다. 이처럼 번호체계가 바뀌면서 1호 열차의 번호도 'KTX 101'에서 'KTX 001'로 변경됐습니다.

SRT 객차 외부의 작은 전광판에 열차번호가 표시돼있다. 연합뉴스


참고로 수서역에서 부산과 목포를 오가는 수서고속열차인 SRT도 KTX와 마찬가지로 세 자리 숫자를 사용하는데요. KTX가 사용하지 않는 번호 대를 활용해 경부선(수서~부산)은 301~380번까지를 씁니다.

호남선은 종착역에 따라 수서~광주송정은 601~622번을, 수서~목포는 651~668번을 붙입니다. 평일에 1회씩 동탄에서 수서까지 운행하는 출근열차는 690번입니다.

그리고 열차번호가 홀수이면 하행이고, 짝수이면 서울로 향하는 상행을 의미합니다. 또 열차시간표는 하행열차를 먼저 게재한 뒤 상행열차를 적는다고 합니다.

이 같은 열차번호의 의미와 새로 변경된 사항을 알고 있으면 복잡한 역에서 자신이 타야 할 기차를 혼동하는 일이 훨씬 줄어들 수 있을 겁니다.

실제로 열차 운행이 지연되면 원래 출발시각에 다른 기차가 해당 플랫폼에 들어오는 일이 종종 있는데요. 이때 열차번호만 꼼꼼히 확인해도 기차를 잘못 타는 일은 없을 듯합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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