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믹스 밥처럼 먹으며 버텨…발파 소리에 희망 놓지 않았다"
경북 봉화군 아연 광산 매몰사고 발생 후 221시간만인 4일 오후 11시 3분에 극적으로 구조된 선산부(조장) 박모(62)씨와 후산부(보조작업자) 박모(56)씨는 고립 당시 가지고 있던 커피 믹스를 밥처럼 먹으면서 버틴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소방본부 한 관계자는 구조된 작업자들을 치료 중인 경북 안동병원 응급실 앞에서 5일 0시 25분쯤 기자들과 만나 "(작업자들이)믹스 커피를 밥처럼 먹으며 버텼고, 구조 진입로 확보를 위한 발파 작업 소리를 들으며 버텼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커피믹스가 떨어졌을 때는 (위에서) 떨어지는 물을 드시면서 버텼다고 했다"며 "저희하고 대화를 나누실 만큼 건강 상태는 괜찮았다"고 전했다.
이어 "(고립자들은 갱도) 안에 계실 때 발파하는 소리도 다 들렸다고 하셨다"며 "이런 작업 소리가 나면 희망을 갖고, 또 안 들리면 실망을 하기도 했지만 두 분이 의지하면서 기다렸다고 했다"고 말했다.
또 "이렇게 구조하시는데 애써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도 하셨다. 가족분들도 누구누구 오셨다고 하니 굉장히 기뻐하시고 한편으로는 미안해하시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달 26일 봉화군 재산면 길산리 한 아연 채굴 광산 제1 수직갱도에서 펄(토사) 약 900t(업체 측 추산)이 쏟아지며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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