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유엔 안보리 의식했나…미사일 쏴놓고 '정당방위' 주장 (종합)
한반도 긴장 고조 "미국과 남조선 탓"
'金 정권 종말' 표현에 선전매체들 '발끈'
"하고 싶어도 입에 올리지 말아야 할 말"
[아시아경제 장희준 기자] 북한이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 연장에 반발하며 거센 비난을 쏟아냈다. 한국시간으로 5일 오전 4시께 열리는 유엔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북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을 의식하고, 자신들의 무력 시위를 '정당한 대응'이라 주장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북한의 대외선전매체들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통해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김정은 정권의 종말"이라 언급한 것을 두고 "아무리 하고 싶어도 절대로 입에 올리지 말아야 할 말이 있다"며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북한 외무성은 4일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대변인 성명에서 "자주권과 안전 이익을 침해하려는 적대 세력들의 그 어떤 기도에 대해서도 절대로 묵과하지 않을 것이며 끝까지 초강력 대응으로 대답할 것"이라며 "미국은 경거망동하지 말아야 한다"고 위협했다.
외무성은 "이미 우리는 미국이 자기의 안보 이익을 해치는 엄중한 사태 발생을 바라지 않는다면 도발적인 '비질런트 스톰' 연합공중훈련을 당장 중지해야 한다는 것을 명백히 경고하였다"고 단언했다.
이어 "그러나 미국은 그 무슨 도발을 억제하고 대비한다는 구실 밑이 침략적인 연합공중훈련을 강행하는 것으로 대답하였으며 우리의 정당방위 대응 조치를 걸고 4일까지 예정되었던 훈련 기간을 연장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까지 소집하는 도발적 망동을 거듭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무책임하고 무모한 행위를 주권국가의 안전에 대한 엄중한 침해로, 조선반도(한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국제 사회의 염원에 대한 파렴치한 도전으로 낙인하며 이를 강력히 규탄 배격한다"며 "미국이 추종세력과 야합하여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을 개시한 이후에 진행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무력의 군사훈련은 적대적 도발 행위에 대한 응당한 반응이며 행동적 경고"라고 적반하장식의 태도를 보였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것에 대해서는 "명백히 미국과 남조선이 우리에 대한 '압도적 대응'을 운운하며 사상 최대 규모의 합동공중타격훈련을 벌려놓은 것으로 하여 초래된 것"이라며 책임을 한국과 미국 측에 돌렸다.
특히 미국을 겨냥해 "조선반도 정세가 오늘의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은 지역 내 동맹 세력을 발동하여 제재 압박과 군사적 위협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일방적인 무장 해제를 강요하려는 미국에 절대적 책임이 있다"고 강변했다.
나아가 "지속적인 도발에는 지속적인 대응이 뒤따르기 마련"이라며 "앞으로 정세가 어떻게 번져지든, 그 어떤 상상 못할 사태가 발생하든 국가의 존엄과 자주권, 인민의 안전을 수호하기 위한 정의의 길에서 우리는 절대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따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4일 오후 3시(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공개회의를 열고, 북한의 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북한 외무성의 이번 담화 발표는 안보리 회의 개최를 앞두고 자신들의 무력 시위가 한국과 미국의 선제적 도발에 대한 정당한 자위권 차원이었다고 주장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 밖에도 북한 대외선전매체들은 SCM 공동성명에 "김정은 정권의 종말"이라 명시된 문구를 두고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대결광, 호전광들이 신성한 주권국가의 '정권 종말'이라는 악의에 찬 도발적 망언들까지 서슴지 않고 내뱉었다"며 "아무리 하고 싶어도 절대로 입에 올리지 말아야 할 말이 있다. 어떤 세력이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의 군사적 대결을 기도한다면 그들은 소멸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한편 북한은 비질런트 스톰을 앞둔 지난달 28일부터 도발을 시작해 이달 2일에는 분단 이래 처음으로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어 3일 오전에는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밤에는 북한의 군 서열 1위로 꼽히는 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비질런트 스톰 기간 연장에 반발하는 담화를 발표한 지 1시간 만에 또다시 탄도미사일을 쏘면서 도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비질런트 스톰은 최신 스텔스 전투기 F-35A와 F-35B는 물론 EA-18 그라울러 전자전기, U-2 고공정찰기 등 북한이 두려워하는 다양한 공중전력 240여 대가 동원된 대규모 연합훈련이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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