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가레즈 8회 결승포… SSG 한국시리즈 3차전 역전승
1패 뒤 2연승. 후안 라가레스(33·도미니카공화국)의 홈런과 완벽한 계투가 SSG 랜더스에게 승리를 안겼다.
SSG 랜더스는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3차전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8-2로 이겼다. SSG는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서나갔다. 키움은 2008년 히어로즈 창단 이후 고척돔에서 치른 첫 KS에서 패했다. 4차전은 5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키움은 이승호, SSG는 숀 모리만도가 선발로 예고됐다.
선발투수들의 호투가 이어졌다. 키움 에릭 요키시는 지난 1일 KS 1차전에서 1과 3분의 1이닝 2실점했다. 하지만 이틀을 쉬고 나선 이날은 달랐다. 4회를 빼고 매회 출루를 허용했고, 4이닝이나 득점권 주자를 내보냈지만 신들린 듯한 위기 관리 능력을 발휘했다.
요키시는 6회 2사 1, 3루를 남기고 내려갔으나 김선기가 오태곤을 3루 플라이로 처리해 실점하지 않았다. 5와 3분의 2이닝 7피안타 무실점.
SSG 왼손투수 오원석도 빛났다. 오원석은 올해 정규시즌 키움전에서 7경기 3패 평균자책점 8.14에 그쳤다. 데뷔 3년차인 그는 첫 포스트시즌 등판에서 선발의 중책을 맡았다.
하지만 1, 2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3회까지 무실점했다. 최고 시속 149㎞ 강속구와 변화구를 섞어 삼진 7개를 잡았다. 4회 1실점했을 뿐 6회 2사까지 추가점을 주지 않았다. 5와 3분의 2이닝 5피안타 1실점.
메이저리그 출신 타자들의 방망이로 승부의 추가 오르락내리락했다. 4회 키움 야시엘 푸이그가 2사 이후 2루타를 치고 나갔고, 이지영의 볼넷 이후 김태진이 중전 안타를 쳐 푸이그를 불러들였다. 1-0.
SSG는 8회 초 뒤집기에 성공했다. 1사 후 최정이 키움 유격수 김휘집의 실책으로 출루했고, 2루 도루에 성공했다. 라가레즈는 2스트라이크에 몰린 뒤 끈질기게 커트해냈다. 그리고 6구째 체인지업을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역전 투런 홈런. 3루측 SSG 팬들은 공수교대 후 라가레즈에게 큰 환호를 보냈다.
키움은 이어진 8회 말 선두타자 이정후가 우중간 2루타를 날려 반격 기회를 만들었다. SSG 벤치는 언더핸드 박종훈을 투입했고, 맞아떨어졌다. 박종훈은 두 타석 연속 2루타를 친 푸이그를 2루 땅볼로 잡았다. 이정후가 진루해 주자는 1사 3루가 된 뒤 김혜성은 유격수 뜬공으로 잡았다. 이지영에겐 볼넷을 줬으나 김태진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키움은 9회 마무리 김재웅까지 투입했으나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김재웅은 1사 만루에서 대타 김강민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SSG는 최정이 바뀐 투수 김태훈으로부터 2타점 적시타를 날려 5-1로 달아났다. 승부를 결정짓는 한 방이었다.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 라가레스는 데일리 MVP를 수상했다. 라가레스는 경기 뒤 "타석에서 집중해서 꼭 안타를 쳐야겠다는 마음이었다. 노볼 2스트라이크 이후 파울을 치다 보니 어느 순간 가운데 몰리는 실투가 보였다. 내 스윙을 가져갔는데 홈런이 됐다"고 말했다.
라가레스는 상대 팀 푸이그에 대한 질문을 받자 "푸이그에게 신경을 쓴 적은 없다. 상대팀과 우리의 경쟁이다. 우리가 이겨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타격보다 수비를 더 잘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라가레스는 7년 전 뉴욕 메츠 소속으로 월드시리즈에 나갔지만 캔자스시티 로열스에게 패했다. 라가레스는 "당시 우리 팀 전력이 좋았고, 이길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는데 준우승에 그쳤다. 그래서 이번에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SSG 팬들의 환호성을 들었다는 라가레스는 "그러지 않아도 기쁜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는데 더 마음이 벅차 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지인들이나 친구들이 (영상을)태그해서 메시지를 보내기 때문에 답장만 해줘도 오늘 홈런 장면을 100번 이상 볼 것 같다"며 흐뭇해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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