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주위 사람을 대하는 법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2022. 11. 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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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와 같은 큰 사고나 자연재해 등을 겪고 나면 큰 공포감을 느끼고 정신적으로 외상을 입을 수 있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최수희 교수는 "중요한 것은 당사자가 트라우마에 더 이상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 다른 기억 중 하나로 저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라며 "주변 사람들의 지지가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고, 필요한 경우 전문가 상담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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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태원 참사와 같은 큰 사고나 자연재해 등을 겪고 나면 큰 공포감을 느끼고 정신적으로 외상을 입을 수 있다. 이 같은 심리적 외상을 ‘트라우마’라고 한다. 트라우마는 실제적·위협적인 죽음, 심각한 질병, 자신이나 타인의 신체적·물리적 위협이 되는 사건을 경험·목격한 후 생기는 심리적 외상을 뜻한다. 안전과 생명에 위협이 될 만한 사건을 겪었을 때 발생하기 쉽다.

트라우마가 생기면 신체·정신적으로 여러 부정적 증상을 경험할 수 있다. 극도의 긴장 상태가 유지되면서 ▲불안 ▲걱정 ▲원망 ▲화남 ▲슬픔 등 다양한 감정 반응이 나타나고 ▲피곤함 ▲두통 ▲소화불량 ▲식욕부진 ▲손발 저림 등과 같은 신체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자신에게 트라우마 증상이 있을 경우 겪었던 일, 알고 있는 일을 말이나 글로 표현하면 감정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사건 직후 긴장 상태에서 이야기를 꺼냈을 때 상황이 계속 떠올라 이야기하고 싶지 않거나 감정적으로 견디기 어려움에도 강박적으로 ‘말해야겠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큰 사건을 겪은 뒤 심한 트라우마 증상을 보인다면 병원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치료를 받으면 50% 이상은 3개월 이내에 회복하고, 3개월 이상 지속돼도 80~90%는 1~2년 이내에 호전될 수 있다. 불면증·우울증이 동반될 경우 일시적으로 수면제나 신경안정제를 복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후에도 증상이 완화되지 않고 지속된다면 전문가를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트라우마를 일으킨 사건 이후 사건에 대한 기억이 강제적·반복적으로 떠오르거나, 관련 장소·상황 등을 회피하고 예민한 상태가 유지된다면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의심할 필요가 있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가 있으면 부정적인 인지·감정이 한 달 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이 세상은 믿을 수 없다’,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 등과 같은 생각과 함께 인지·감정에 부정적 변화가 생긴다. 이밖에 ▲갑작스러운 성격 변화 ▲공격적 성향 ▲충동조절 장애 ▲우울증 ▲약물 남용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는 주로 항우울제와 같은 약물치료나 정신치료 요법을 통해 치료한다. 정신치료요법으로는 주로 트라우마에 초점을 맞춘 인지행동치료를 실시한다. 잘못된 생각을 수정하고 사건을 다시 바라보며 건강하게 직면할 수 있도록 돕는 치료다.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증상 발생을 예방하려면 주변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충격적 사건을 겪은 사람이 평범한 일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서적 지지를 통해 용기를 북돋고, 심리적 안정을 위해 향후 발생 가능한 상황과 받을 수 있는 도움에 대해 알려주는 게 좋다. 중요한 것은 ‘더 이상 위협받지 않고 안전하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것이다. 잊을 수 없는 기억이 조금이라도 덜 힘든 기억으로 남도록 도와야 한다.

상대방이 심한 트라우마로 인해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겪고 있다면 특정 행동이나 생각을 강요하지 말고, 다 아는 사실인 것처럼 대하지 않도록 한다. 무조건 피하려 해서도 안 된다. 현재 상대방의 상황과 감정을 인지·이해하는 동시에, 그들이 감정을 표현하고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서적으로 지지할 필요가 있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최수희 교수는 “중요한 것은 당사자가 트라우마에 더 이상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 다른 기억 중 하나로 저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라며 “주변 사람들의 지지가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고, 필요한 경우 전문가 상담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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