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밀 노사, 3차 교섭에도 해법 못 찾아…청산 수순 밟나
전 직원 정리해고를 통보해 논란이 된 유제품 기업 푸르밀이 노사 교섭을 3차까지 진행했지만 상생안을 찾지 못했다. 노사 양측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푸르밀은 청산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푸르밀 노사는 4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본사에서 약 3시간 45분 동안 3차 노사 교섭을 진행했다. 이날 교섭에는 신동환 대표 등 사측 3명과 김성곤 노조위원장 등 노조 관계자 5명, 고용노동부 소속 근로감독관 2명이 참석했다.
사측은 재매각 추진을 위해 구조조정을 요구했다. 직원 50%를 구조조정하고 이들에게 두 달 치 월급에 해당하는 위로금을 주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노조는 구조조정 인원을 30%로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고, 사측은 다음 주 초에 이에 대한 답변을 내놓기로 했다. 김성곤 위원장은 교섭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전 직원의 절반을 구조조정 한다는 말은 회사를 운영할 생각이 없는 것 아니냐”라며 “납득하기 힘들어서 못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사측이 노조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푸르밀은 청산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당초 공지했던 사업종료 대신 법인을 없애고 회사 자산도 다 매각하겠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사측이 2차 교섭 때부터 청산 얘기를 먼저 꺼냈고, 양측이 다 녹취를 했으며 근로감독관도 배석했기 때문에 말을 바꿀 수 없을 것”이라며 “청산 작업에 들어가면 전 직원이 희망퇴직을 하는 방향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노조는 회사 재매각을 추진 중이라는 사측 주장은 진정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본다. 김 위원장은 “이미 대리점도 계약 해지 통보를 했고 원부자재도 다 계약을 끊었는데 과연 이 상태로 매각해서 쉽게 운영이 될까 싶다”며 “오늘 회의 내내 직원들, 식구들 얼굴이 떠올랐고 저 자신도 비참한 심정”이라며 눈물을 보였다.
이날 신동환 대표는 교섭이 진행 중이던 오후 5시쯤 교섭장에서 나와 먼저 퇴근했다. 그는 기자들이 있는 정문을 피해 후문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신 대표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조만간 공식 입장문을 통해 얘기하겠다”고만 말했다. 앞서 푸르밀은 지난달 17일 전 직원들에게 e메일을 보내 오는 30일 자로 사업을 종료한다는 사실 통보했다.
최선을 기자 choi.sun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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