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밀 노사, 3차 교섭에도 해법 못 찾아…청산 수순 밟나

최선을 2022. 11. 4.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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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화학노조 산하 푸르밀 노조가 지난달 26일 서울 영등포구 푸르밀 본사 앞에서 푸르밀 정리해고 규탄 결의대회를 열고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 직원 정리해고를 통보해 논란이 된 유제품 기업 푸르밀이 노사 교섭을 3차까지 진행했지만 상생안을 찾지 못했다. 노사 양측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푸르밀은 청산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푸르밀 노사는 4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본사에서 약 3시간 45분 동안 3차 노사 교섭을 진행했다. 이날 교섭에는 신동환 대표 등 사측 3명과 김성곤 노조위원장 등 노조 관계자 5명, 고용노동부 소속 근로감독관 2명이 참석했다.

김성곤 푸르밀 노조위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푸르밀 본사 앞에서 3차 노사 교섭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스1


사측은 재매각 추진을 위해 구조조정을 요구했다. 직원 50%를 구조조정하고 이들에게 두 달 치 월급에 해당하는 위로금을 주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노조는 구조조정 인원을 30%로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고, 사측은 다음 주 초에 이에 대한 답변을 내놓기로 했다. 김성곤 위원장은 교섭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전 직원의 절반을 구조조정 한다는 말은 회사를 운영할 생각이 없는 것 아니냐”라며 “납득하기 힘들어서 못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사측이 노조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푸르밀은 청산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당초 공지했던 사업종료 대신 법인을 없애고 회사 자산도 다 매각하겠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사측이 2차 교섭 때부터 청산 얘기를 먼저 꺼냈고, 양측이 다 녹취를 했으며 근로감독관도 배석했기 때문에 말을 바꿀 수 없을 것”이라며 “청산 작업에 들어가면 전 직원이 희망퇴직을 하는 방향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서울 영등포구 푸르밀 앞에 푸르밀 폐업 낙농가 비상대책위원회 회원들이 대책을 촉구하며 우유 반납을 위해 던진 팩 우유들이 떨어져 있다. 뉴스1


노조는 회사 재매각을 추진 중이라는 사측 주장은 진정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본다. 김 위원장은 “이미 대리점도 계약 해지 통보를 했고 원부자재도 다 계약을 끊었는데 과연 이 상태로 매각해서 쉽게 운영이 될까 싶다”며 “오늘 회의 내내 직원들, 식구들 얼굴이 떠올랐고 저 자신도 비참한 심정”이라며 눈물을 보였다.

이날 신동환 대표는 교섭이 진행 중이던 오후 5시쯤 교섭장에서 나와 먼저 퇴근했다. 그는 기자들이 있는 정문을 피해 후문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신 대표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조만간 공식 입장문을 통해 얘기하겠다”고만 말했다. 앞서 푸르밀은 지난달 17일 전 직원들에게 e메일을 보내 오는 30일 자로 사업을 종료한다는 사실 통보했다.

서울 문래동 푸르밀 본사 모습. 유지연 기자

최선을 기자 choi.sun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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