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소 주인의 일대기, 위로가 절실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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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도시락 창작극 김필의 모노드라마 <하이타이> (김명환 원작, 최병로 연출) 가 11월 3(목)일부터 27(일)일까지 대학로 후암씨어터 무대에서 펼쳐진다. 하이타이>
해태의 응원가는 구슬프고 처량한 곡조의 '목포의 눈물' 이었다.
해태의 '검빨 유니폼(빨간색 상의, 검정색 하의)'은 다른 팀 팬들에겐 저승사자의 옷처럼 공포의 대상이고 '목포의 눈물'은 해태의 승전가이자 상대팀에겐 장송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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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옥 기자]
▲ 하이타이 김필 모노드라마 하이타이 |
ⓒ 극단 도시락 |
극단 도시락 창작극 김필의 모노드라마 <하이타이>(김명환 원작, 최병로 연출) 가 11월 3(목)일부터 27(일)일까지 대학로 후암씨어터 무대에서 펼쳐진다.
<하이타이>는 해태 세탁소 주인 이만식의 일대기를 다룬 모노드라마다.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최초의 응원단장으로 불리는 임갑교 해태 타이거즈 응원단장이 실제 모델로 80년 광주, IMF, 해고 등 상처와 아픔을 다뤘다.
주인공 이만식은 IMF로 직장에서 해고된 뒤 미국 텍사스 레인저스의 홈구장 옆에서 20년 간 하이타이( 해태(HAITAI)를 미국인 발음대로 읽은 것 ) 세탁소를 운영 중이다.
이씨가 20년간의 세탁소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소식에 20년간 레인저스의 세탁을 맡았던 이씨에게 감사의 표시로 구단은 월드시리즈 시구를 제안한다.
미국에서의 마지막 밤 프로야구 역사를 다큐멘터리로 제작중이라는 방송사 피디와 작가가 찾아오면서 광주 시민으로 살아온 이씨 자신의 삶을 풀어 놓는다.
극은 화려했던 해태 타이거즈의 응원단장 시절로 80년대 광주를 조명한다. 1980년 광주를 피로 물들인 전두환은 1982년 3S(SPORTS, SEX, SCREEN) 정책의 일환으로 프로야구를 창설하게 하고 각 구단이 특정 지역을 대표하게 만들어 팬들에게 교묘하게 지역 감정을 부추긴다.
지역 구색 맞추기로 구단을 만든 해태 타이거즈는 가장 가난한 구단이었다. 지역적 인 차별과 억압을 받던 호남인들은 경기장에서 목청껏 외치며 한과 분노를 달랬다. 해태의 응원가는 구슬프고 처량한 곡조의 '목포의 눈물' 이었다. 호남인은 모든 아픔과 한을 담아 '목포의 눈물'을 불렀다. 가난하고 힘이 없어 차별받았지만 결코 질 수 없었던 해태 타이거즈는 1983년부터 1997년까지 15년 동안 아홉 차례나 우승을 했다. 해태의 '검빨 유니폼(빨간색 상의, 검정색 하의)'은 다른 팀 팬들에겐 저승사자의 옷처럼 공포의 대상이고 '목포의 눈물'은 해태의 승전가이자 상대팀에겐 장송곡이었다.
관객들은 마치 경기장에 모인 것처첨 혼연 일체가 되어 3.3.7 박수를 치고 '부산 갈매기'와 '목포의 눈물'을 부르며 목청껏 소리를 지른다, 섹소폰 선율 '목포의 눈물'이 유독 가슴에 아프게 스민다.
상처를 다루는 극이지만 극은 우울하지 않다. 김필은 1인 다역을 소화해내면서 열정적으로 관객과 호흡한다. 때로는 유쾌하게 때론 코끝 찡한 감동적인 연기를 펼친다.
이만식 개인의 아픈 삶의 흔적은 80년 광주만이 아니라 여전히 진행형인 현대사의 아픈 자리이기도 하다. 2014년에는 세월호 참사로 전국민은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2022년 가을 이태원 참사로 온 국민이 비탄에 빠졌다. 이 가을 우리는 어떤 외침과 노래로 분노와 한과 아픔을 삭일 수 있을 것인가.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되고 기쁨은 나누며 배가 된다고 한다. 시대의 아픔을 씻어 줄위로가 절실한 시간이다. 고통스러운 상처를 지닌 채 슬픔 가득한 오늘을 살아가는 이라면 가을의 전설 <하이타이>를 만나 울고 웃으며 위로받으시라. 관객이 하나되어 함께 외치고 울고 웃는 동안 어느덧 슬픔과 고통이 씻긴 듯 사라지는 치유의 경험을 하게 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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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 공연정보 극단도시락 창작극 김필의 모노드라마 하이타이 대학로 후암씨어터 2022.11.3.(목)~11.27(일) 평일 저녁 7시 30분/토,일요일 오후 4시 (월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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