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 착용자는 다회용 인공눈물 ‘금지’…가을철 불청객 ‘안구건조증’
10월 이후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안구건조증’으로 안과를 찾는 이가 늘어나고 있다. 기온이 떨어지고 대기가 건조해지면 안구건조증 증상이 악화된다. 비교적 가벼운 안과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방치할 경우 시력 장애나 각막염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안구건조증은 눈물이 잘 생성되지 않고 빠르게 증발해 나타나는 질환이다. 눈 표면을 고르게 감싸 보호하는 눈물층이 마르면서 눈이 시리고 모래가 들어간 듯한 이물감을 느끼게 된다. 눈이 자주 충혈되고 쉽게 피곤해지며 눈앞에 막이 낀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시야가 흐려지고 심한 경우 시력 저하와 두통까지 유발한다.
안구건조증 원인은 여러 가지다. 눈물을 분비하는 기관인 눈물샘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거나 눈 표면에 염증이 생기는 게 대표적이다. 눈물을 구성하는 성분이 변하면서, 눈물막이 유지되지 않을 정도로 눈물이 과도하게 증발하는 경우도 있다. 렌즈를 오래 착용하는 습관, 또 과도한 PC와 스마트폰 사용도 안구건조증을 악화시킨다.
가장 흔한 원인은 역시 눈꺼풀에 위치한 ‘마이봄샘’ 기능 이상이다. 마이봄샘은 눈물의 지질층 성분을 분비하는 샘을 말한다. 유영식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마이봄샘 기능이 저하되면 눈물 지질층이 얇아져 눈물이 쉽게 증발해 안구건조증 증상이 발생한다. 알레르기 같은 안구 표면 질환이나 콘택트렌즈 착용으로 인해 안구건조증이 유발될 수 있고 가을이나 겨울처럼 건조한 계절에 증상이 심해진다”고 말했다.
안구건조증은 예방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단순히 눈이 건조한 것으로 여겨 방치하다가는 영구적인 시력 손상이나 녹내장·백내장 등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주기적인 휴식이 필수다. PC나 스마트폰 사용은 물론 TV를 보거나 독서를 할 때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고 눈물이 분비될 수 있도록 의식적으로 눈을 자주 깜빡여주면 좋다. 눈 위에 따뜻한 수건을 올리는 온찜질도 권장되는 방법이다. 실내가 건조한 상태라면 가습기나 젖은 수건을 통해 실내 습도를 조절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안구건조증의 가장 일반적인 치료법은 인공눈물 점안이지만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눈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다회용 인공눈물은 뚜껑을 여닫는 과정에서 오염이 발생, 각종 안구 감염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사용 전후 손을 깨끗하게 씻는 등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렌즈 착용자라면 다회용보다는 일회용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게 좋다. 다회용 인공눈물 속에 함유된 보존제가 렌즈에 붙어 염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눈물을 적절히 사용해도 안구건조증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전문의 진료가 필요하다. 결막·각막 염증이나 수술 등으로 안구건조증이 발생했을 때는 항염제 처방 등 염증 치료나 레이저 치료가 효과적이다. 눈물점을 폐쇄해 눈물이 고이도록 하고, 눈물 분비를 촉진시키는 약을 사용할 수도 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82호 (2022.11.02~2022.11.0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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