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리는 3분기 실적...백화점·편의점·항공 웃고 뷰티는 울었다
올해 3분기 실적에서 업종별 희비가 엇갈렸다. 고물가 속에서도 백화점·마트, 편의점 등은 호실적을 냈고,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었던 업종 중 항공·여행은 실적이 개선됐지만 뷰티는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백화점은 패션 중심으로 매출 늘어
4일 롯데쇼핑은 올해 3분기 매출 4조133억원, 영업이익 150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0.2%, 영업이익은 418.6% 늘었다.
백화점은 패션 중심으로, 마트는 가공식품·주류 중심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 이커머스는 모바일 상품권 등을 강화하며 영업적자를 줄였다. 그러나 하이마트는 가전 시장 침체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었다.
지난 2년간 코로나로 위축됐던 해외 사업장은 정상화되고 있다. 베트남에서만 3분기 마트 48억, 백화점 12억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베트남·인도네시아의 마트·백화점이 흑자로 돌아섰다.
최영준 롯데쇼핑 재무본부장은 “3분기 영업이익이 예상치를 상회한 건 주력 사업부인 백화점 외에도 마트·슈퍼·이커머스 등의 고른 실적 회복이 주요 원인”이라며 “향후 국내 경기 침체 우려가 있지만 해외 매장의 추가 실적 개선과 온라인 시장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편의점은 가정간편식·디저트 매출 늘어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올해 3분기 매출 2조557억원, 영업이익 9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9%, 31.7% 늘었다.
BGF 측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어난 배경으로 ‘FF(신선식품), HMR(가정간편식), 디저트 매출 증가’와 ‘수익성 높은 우량 신규점 증가’, ‘고마진 상품 구성비 증가’를 꼽았다.
4분기 전략에 대해선 “신성장 HMR 카테고리를 선제적으로 집중 육성해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5조2000억원 규모의 오프라인 HMR 시장에서 편의점 채널의 시장 점유율이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항공·여행·호텔은 여행객 증가로 회복세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았던 업종 중에선 항공·여행의 회복세가 뚜렷하다.
대한항공의 3분기 매출은 3조6684억원, 영업이익은 8392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5%, 91% 늘었다.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다. 고환율·고유가 속에서도 해외 여행객 증가로 실적이 개선됐다.
대한항공 측은 “입국 전 코로나 검사 의무 폐지 등 출입국 규정이 완화되면서 해외 여행객이 늘어 여객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38% 증가했다”고 밝혔다. 4분기에도 여객 수요는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LCC(저비용항공사)는 주력 노선인 일본 노선이 지난달에야 본격적으로 회복하기 시작한 만큼 3분기보다는 4분기에 손실 폭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거란 전망이 제기된다.
하나투어도 영업손실 폭을 줄였다. 3분기 매출은 3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5% 늘었다. 영업손실은 218억원으로 전년보다 47억원 줄었다. 하나투어의 3분기 전체 송출객은 14만6000명으로 전 분기 대비 124% 늘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3분기의 12% 수준을 회복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여행 수요가 완전히 회복되진 않았지만 적자 폭이 줄었다”며 “일본 등 여러 국가에서 출입국 관련 제재가 완화돼 4분기에는 실적이 더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신라도 3분기 매출이 1조3618억원, 영업이익은 266억원으로 각각 전년 같은 기간보다 41%, 27% 늘었다. 투숙률이 68~8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48~64%)보다 높아지는 등 ‘호텔&레저’ 부문 영업이익(260억)이 2789% 늘었다. 다만 면세점 영업이익은 6억원으로 97% 감소했다. 4분기에는 면세 수요 변화에 맞춰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목표다.
뷰티는 중국 소비 둔화로 매출·영업이익 감소
반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3분기에도 해외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 봉쇄 충격파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3분기 매출 1조218억원, 영업이익 330억원으로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9%, 36.2% 줄었다. LG생활건강도 3분기 매출 1조8703억원, 영업이익 1901억원으로 각각 7%, 44.5% 감소했다.
양사 모두 올해 초 시작된 중국 봉쇄정책이 3분기에도 지속했다는 점,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영향으로 원가 부담이 가중됐다는 점, 면세점 채널이 부진했다는 점 등을 원인으로 꼽는다.
두 회사는 중국 대신 북미·유럽·일본 시장을 공략 중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라네즈·이니스프리 등의 인기에 힘입어 북미 매출은 97%, 유럽 매출은 60% 늘었다. LG생활건강도 더크렘샵이 미국에서 신제품 출시와 채널 확대로 관심 고객 수를 늘려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에서는 설화수·라네즈·이니스프리 등 주요 브랜드가 선전하며 매출이 20% 성장했다”며 “더마(Derma·피부과학)와 웰니스(Wellness·웰빙+피트니스) 등 잠재력 있는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이커머스, 콘텐트, 커뮤니티를 강화해 팬덤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백일현 기자 baek.il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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