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독 정상회담서 獨대통령 “긴장 고조, 평양 단독 책임”
윤석열 대통령은 4일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최근 북한의 잇따른 도발과 관련해 국제 사회에서 양국의 공조를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언론발표에서 “독일은 분단과 통일을 경험한 나라로서 우리의 한반도 문제 해결에도 많은 교훈을 줄 수 있다”며 “양 정상은 최근 북한의 거듭된 미사일 도발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공유하고, 북한의 추가적인 중대 도발 시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한 협력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도 “연초부터 북한이 전례 없는 빈도로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이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며 “오로지 평양 (김정은) 정권이 이 사태에 대한 단독으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통해 여러 차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했고, 국제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며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빨리 지키고, 대화에 응하도록 촉구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전환 시 단계별로 획기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한다는 윤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을 언급한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비핵화 논의를 다시 진행시키려는 노력에 존경을 표한다”며 “북한은 불가역적이고 검증 가능한 완전한 비핵화의 노력을 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양 정상은 양국 간 경제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한ㆍ독 경제 협력은 수소, 디지털 심화와 같은 미래산업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며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과 에너지 안보 증진을 위한 경제 안보 분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내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유럽연합(EU)의 핵심 국가인 독일이 우리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가 없도록 각별히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양국 교류에 있어서 한ㆍEU 자유무역협정(FTA)이 하나의 성공 스토리로 좋은 평을 받고 있다”며 “기후 중립이라는 국제 의무를 함께 협력해서 지키고, 재생에너지 분야, 미래의 그린 수소 분야 등에 대해서도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양국 정상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묵념으로 회담을 시작했다. 이날 오전 일찍 서울광장 합동분향소를 찾았던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언론 발표 때도 “지난 주말에 일어난 참사에 대해 개인적으로, 또 독일 국민의 이름으로 깊은 아픔과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로 인한 희생자와 유가족에 다시 한번 애도를 표하고, 독일 국민의 따뜻한 위로를 전해주신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권호 기자 kw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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