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를 범죄로 모는 한동훈"... 경찰 수사 받는 '더탐사'의 일침

신상호 2022. 11. 4.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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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훈 장관은 대통령 다음으로 힘 센 사람입니다. 그렇게 힘 센 사람이 젊은 기자 한 명이 따라오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낀다면 자신이 감출 게 너무 많은 거예요."

강진구 <더탐사> 기자는 "한동훈 법무부장관을 추적 취재하게 된 것은 8월에 제보를 받았던 청담동 룸바 게이트와 관련된 진상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며 "취재 활동을 했던 기자가 스토킹 범죄자로 신고가 돼서 경찰 조사를 받아야 하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 대한민국의 언론은 야만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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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탐사' 소속 기자 4일 수서경찰서 출석... "헌법상 보장된 취재 자유 위협"

[신상호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 스토킹 혐의 '더탐사' 취재진 경찰 출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스토킹한 혐의로 고소된 '시민언론 더탐사' 소속 기자와 PD 등 관계자들이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에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출두하기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 법무부 장관 측은 지난 9월 28일 퇴근길에 '더탐사' 취재진에게 자동차로 미행당하는 등 스토킹 피해를 당하였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냈었다.
ⓒ 연합뉴스
 
"한동훈 장관은 대통령 다음으로 힘 센 사람입니다. 그렇게 힘 센 사람이 젊은 기자 한 명이 따라오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낀다면 자신이 감출 게 너무 많은 거예요."

한동훈 법무부장관 측으로부터 스토킹 혐의로 고소당한 <시민언론 더탐사> 소속 기자가 4일 오후 서울 수서경찰서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앞서 한동훈 장관 측은 지난 9월 28일 퇴근길에 자동차로 미행당하는 등 스토킹 피해를 입었다면서 경찰에 고소했고, 경찰은 4일 해당 기자를 소환했다.

<더탐사> 측은 이날 수서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 수사의 부당함을 거듭 성토했다. 법무부장관이라는 공인에 대한 취재 활동이 사적 스토킹 범죄로 조사한다는 것 자체가 취재를 제약한다는 비판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김시몬 기자를 비롯해 동료인 강진구, 박대용 기자 그리고 법률 대리인을 맡은 정철승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강진구 <더탐사> 기자는 "한동훈 법무부장관을 추적 취재하게 된 것은 8월에 제보를 받았던 청담동 룸바 게이트와 관련된 진상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며 "취재 활동을 했던 기자가 스토킹 범죄자로 신고가 돼서 경찰 조사를 받아야 하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 대한민국의 언론은 야만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취재 활동이 스토킹 범죄로 처벌을 받는다고 얘기한다면 대한민국 언론 자유는 사망 선고를 받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더탐사> 기자의 법률 대리인을 맡은 정철승 변호사는 경찰의 접근금지 명령(한동훈 장관에 대한 해당 기자의 접근금지)에 대해 항고했지만, 법원이 신속하게 기각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헌법상 보장된 언론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변호사는 "법원에 경찰의 접근금지 명령이 부당하다라는 항고를 제기했는데 아주 신속하게 항고 기각 결정이 내려졌다"며 "권력이 원하는 것에 따라서 일사불란하게 처리해 나가는 것을 보고 법조인으로서 대단히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취재 기자를 범죄자로 몬다면... 권력감시는 누가 하나"
 
▲ 한동훈 법무부 장관 스토킹 혐의 '더탐사' 취재진 경찰 출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스토킹한 혐의로 고소된 '시민언론 더탐사' 소속 기자와 PD 등 관계자들이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에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출두하기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 법무부 장관 측은 지난 9월 28일 퇴근길에 '더탐사' 취재진에게 자동차로 미행당하는 등 스토킹 피해를 당하였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냈었다.
ⓒ 연합뉴스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게 된 <더탐사> 소속 김시몬 기자도 마이크를 잡았다. 김 기자는 "권력에 대한 감시는 언론 본연의 역할"이라며 "한동훈 장관이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해 본인을 취재하는 기자를 언제든 범죄자로 몰 수 있다면 권력 감시라는 언론 역할을 누가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고위공직자에 대한 취재 활동이 헌법에 보장된 권리라는 것을 입증하는 주인공으로서 자부심을 갖는다. 탄압에 맞서는 기자로서 언론의 중요 역할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탐사> 측은 취재기자가 한동훈 장관을 취재한 횟수는 세 차례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거론하면서 '한 달 동안 따라다녔다'는 한 장관 측 주장은 왜곡이라고 꼬집었다.

박대용 <더탐사> 기자는 "한동훈 장관이 우리가 너무 관심이 많은 것으로 착각하는 것 같다"며 "한 달 야간 미행을 하면서 장관에게 시간을 할애할 만큼 (우리가) 그렇게 한가하지가 않다"고 밝혔다. 

박 기자는 "한동훈 장관은 우리나라에서 대통령 다음으로 힘이 센 사람인데, 그렇게 힘이 센 사람이 기자 생활을 막 시작한 기자 한 명이 따라오는 것에 두려움을 느낀다면 자기 자신이 감출 게 너무 많은 것"이라며 "자기가 저지른 일이 두렵기 때문에 그것에 관심을 보이는 언론이 두려운 것이고, 여론이 두려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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