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약 여전히 품귀, 운 좋아야 몇 개 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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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닥 나아진 건 없어요. 지금도 품절 뜨는 품목이 많고. 언제 괜찮아질지 모르겠어요."
4일 서울 중구에서 방문한 A약국은 최근까지 감기약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A약국 약사는 "감기약 생산량이 부족하다는데 약국에서 재고가 풀리기를 기다리는 것 외에 뭘 할 수 있겠나"라며 "코로나19 유행과 환절기가 겹칠때면 아주 골치가 아프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감기약 품절 현상이 고질적인데, 뚜렷한 개선책은 없고 약국만 난처한 입장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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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약가 대폭 조정해야 증산 효과 있을것”
“그닥 나아진 건 없어요. 지금도 품절 뜨는 품목이 많고. 언제 괜찮아질지 모르겠어요.”
4일 서울 중구에서 방문한 A약국은 최근까지 감기약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품절 상태인 품목을 처방받은 환자가 약국에 오면, 병원 측에 이야기를 하고 약국에 확보된 동일 성분의 다른 제품을 제공한다. 올해 3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50만명을 넘어섰던 시기보다는 감기약 수요가 줄어, 그나마 환자를 빈손으로 돌려보내는 일은 줄었다.
A약국 약사는 “감기약 생산량이 부족하다는데 약국에서 재고가 풀리기를 기다리는 것 외에 뭘 할 수 있겠나”라며 “코로나19 유행과 환절기가 겹칠때면 아주 골치가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아세트아미노펜과 같은 약은 정말 운이 좋아야 한두개 건진다”며 “조제용이 없어 처방환자에게 공급가가 더 높은 일반약을 주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에 동네 작은 약국들은 더 힘들다”고 말했다.
용산구 소재 B약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약국에 확보된 일부 제품으로 대체조제를 하며 수요를 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해열진통제 중에서도 ‘타이레놀’ 등 유명 상표 제품들은 여전히 품귀 현상이 지속돼 구할 수 없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감기약 품절 현상이 고질적인데, 뚜렷한 개선책은 없고 약국만 난처한 입장이라는 지적이다.
B약사는 “환자들 중에는 본인이 이전부터 오랫동안 복용해 왔던 익숙한 제품을 선호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동일한 성분의 다른 제품만 있다고 안내하면 그냥 가시는데, 아마 일대 약국 다 돌아도 그 제품은 구하기가 어려우실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생산량이 부족하면 늘리고, 유통 단계에서 정체되는 요소가 있으면 어떻게든 해결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업계에서는 감기약 증산을 독려하기 위한 방안으로 약가 인하를 면해주는 혜택이 거론되고 있다. 현행 사용량-약가 연동제에 따르면 지난해 대비 일정 수준 이상 청구액이 증가한 의약품은 제약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협상해 약가를 인하한다. 코로나19 확산과 환절기 도래에 따라 감기약 수요가 증가하면, 그만큼 청구액도 증가하게 되면서 감기약의 가격은 인하되는 셈이다. 가격이 낮아지면 제약사의 증산 동기도 저하될 수밖에 없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조제용 아세트아미노펜 제제를 생산하는 6개 주요 제약사 관계자와 간담회를 가졌다. 종근당, 한국존슨앤드존슨, 코오롱제약, 한미약품, 부광약품, 제뉴원사이언스 관계자와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장병원 부회장이 참석했다. 복지부는 감기약 증산과 유통 원활화를 돕고, 약가 인상 등의 제도적 지원을 약속했다.
다만, 일시적인 약가혜택으로 증산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우려도 있다. 대부분의 제약사들은 자체 공장이 아닌, 위탁생산 업체를 통해 감기약을 생산하고 있다. 위탁생산 업체들은 여러 제약사들로부터 생산을 수주받아 연간 생산 계획을 수립, 정해진 품목과 물량을 일정대로 만들어내야 한다. 가격이 변한다고 특정 품목의 생산량을 갑자기 조정하기는 어려운 시스템이다.
제약업계는 실효성 있는 약가 조정이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원래부터 감기약을 팔고 있었던 기업들은 지금도 최대 물량을 내고 있다”며 “공급량을 늘리려면 기존에 감기약을 취급하지 않던 기업들을 감기약 시장으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공급량을 대폭 늘리려면 기업들을 유인할 정도로 약가를 인상해야 하는데, 감기약은 워낙 가격이 저렴하게 책정되는 품목이라서 인상 폭도 한정적일 것”이라며 회의적인 의견을 표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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