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5,500원, 대신 광고 보세요"…넷플릭스의 승부수
[한국경제TV 양현주 기자]
<앵커>
지난 분기까지 구독자 수가 줄며 성장성을 고민했던 넷플릭스가 3분기 실적 반등하며 기사회생했습니다.
그러면서 광고요금제 도입 등 새로운 수익화 전략을 꺼내 들었는데요.
OTT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모습입니다.
산업부 양현주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양 기자, 우리 시간으로 오늘 새벽 1시부터 본격적으로 광고요금제가 도입됐죠?
<기자>
간략하게 광고요금제가 뭔지 알아보겠습니다.
넷플릭스가 제시한 광고요금제는 월 5,500원으로 바로 위 9,500원인 베이식 요금제 반값 수준입니다. 대신 1시간에 4~5분가량 광고 시청이 필수입니다.
화질은 720픽셀로 제공되며 내려받기가 불가능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광고 요금제 도입의 성공 여부가 많이들 궁금할 텐데요. 가격이 낮으니 오히려 기존 구독자가 이동하면서 악영향을 줄 수 있지 않을까요?
<기자>
업계는 기존 스탠다드, 프리미엄 사용자들이 광고형 요금제를 사용할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습니다. 내려받기가 불가능한데다, 일부 콘텐츠가 제한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가격이 비싸 구독을 포기했던 이용자들이 신규로 유입될 가능성이 더 높을 거란 분석입니다.
시장에서는 3년 내, 광고요금제에서 나오는 수익이 전체 매출액의 20% 가까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이같은 기대감을 반영하듯 광고요금제에 대한 광고주들의 초기 수요도 상당합니다.
일반 주문형 비디오 대비 3배에 달하는 넷플릭스 광고요금제가 제대로 시행되기 전부터 거의 완판인 상태라고 알려졌습니다.
<앵커>
올해 3분기 구독자 수가 예상 전망치보다 훨씬 높게 나오지 않았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굳이 수익모델을 바꿀 필요가 있었을까요?
<기자>
광고형 요금제 도입은 넷플릭스에도 큰 도전입니다.
`광고 없이 즐기는 콘텐츠`. 초기 넷플릭스 인기를 끌었던 이유이자 넷플릭스의 정체성과 마찬가지입니다.
좋은 콘텐츠를 광고 없이 내놓으면서 구독 요금으로 돈을 버는 형태입니다.
이 때문에 넷플릭스가 저가형 광고요금제를 도입한다는 건 단순히 요금제 하나를 늘리는 개념이 아닌 거죠.
지난 2분기 연속 구독자 수가 줄어들면서 매출 타격이 컸고, 수익 다변화를 본격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한 겁니다.
수익성에 대한 넷플릭스의 방향성을 수정하겠다는 겁니다. 이에 따라 넷플릭스는 다음 분기부터 구독자 전망치를 발표하지 않겠다는 방침입니다.
또한 3분기 넷플릭스 신규 가입자 순증 지역이 아태지역에 몰린 것도 주목해볼 부분입니다. 전체 신규 구독자 수 241만 명 중 거의 절반 가까이인 141만 명이 아태지역에서 발생했죠.
북미지역 위주로 성장해왔던 넷플릭스가 더 이상 해당 지역에서 가파른 구독자 증가를 기대할 수 없게 됐습니다.
구독자 증가를 노릴 수 있는 남은 대륙이 아시아 태평양, 남미, 아프리카 등인데 해당 지역은 평균 소득 수준이 낮죠. 구독자 수 증가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저가형 요금제 도입이 필요한 때인 겁니다.
실제 넷플릭스가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광고형 요금제 세부 사항을 발표한 당일 232달러였던 주가가 이후 298달러까지 치솟았죠.
시장에서도 수익 다변화를 줄 수 있는 광고요금제가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고 예상한 겁니다.
<앵커>
아무래도 글로벌 OTT 공룡 넷플릭스가 저가 요금제를 내세우면서 국내 OTT들도 대응에 나서야 할 텐데,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가장 많은 콘텐츠를 보유한 넷플릭스가 저가 요금제를 내놓으니 아무래도 국내 OTT엔 부담이 될 수밖에 없겠죠.
기존 구독료보다 저렴한 프로모션을 내놓으면서 구독자 이탈을 막고 있는 상황인데요.
여기에 넷플릭스처럼 광고요금제를 도입하기에도 점유율이 낮기에 시기상조라 진퇴양난입니다.
다만, 국내 콘텐츠 업계에는 광고요금제 도입이 호재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광고형 요금제 도입으로 새로운 고객층이 유입되고 플랫폼 간 고객 이동이 늘어나면 업체들이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나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앞서 설명한 것처럼 아시아태평양 구독자 성장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 국내 콘텐츠 업계 실적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겠습니다.
양현주 기자 hjya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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