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후 1조 들인 재난통신망, 정작 쓰지도 않았다

나성원 2022. 11. 4.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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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지난해 구축한 재난안전통신망이 정작 이태원 참사 당시에는 제대로 활용되지도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통신망은 재난 발생시 유관기관이 버튼 하나로 소통할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지만 이번 참사 때는 관련 기능이 활용되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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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관기관 사이 버튼 하나로 소통 기능 탑재
정작 사고 때 기관 사이 연락에 안 쓰여
정부 “효과적으로 사용 안 된 이유도 조사”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이 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이태원 사고' 수습상황 및 향후 계획 등 중대본 회의 주요 논의사항을 브리핑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연합뉴스


정부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지난해 구축한 재난안전통신망이 정작 이태원 참사 당시에는 제대로 활용되지도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통신망은 재난 발생시 유관기관이 버튼 하나로 소통할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지만 이번 참사 때는 관련 기능이 활용되지 않은 것이다.

정부는 통신망 자체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며 실제 활용을 위한 훈련이 미비했던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중앙재난안전관리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재난안전통신망은 버튼만 누르면 유관기관 간 통화를 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있지만 이번에는 그 부분이 잘 작동이 안 됐다”고 말했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4세대 무선통신기기가 이번 참사 때 활용되지 않은 게 맞느냐는 질문에 “사실로 보여진다”고 답했다.

그는 “그간 오랜 기간 재난통신망을 구축해 온 것은 사실”이라며 “효과적으로 구축된 재난통신망이 이런 재난상황에서 효과적으로 사용되지 못한 것에 대해서 참으로 안타깝다고 생각이 되고 관련된 조사 등도 이뤄져야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난안전통신망은 경찰, 소방, 해양경찰 등 재난 관련 기관이 하나의 통신망으로 소통할 수 있는 전국 단일 통신망이다.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필요성이 부각돼 지난해 구축 완료됐다.

정부는 이 통신망 구축에 1조5000여억원의 예산을 배정했고 구축 당시 4세대 무선통신기술(PS-LTE)을 기반으로 재난안전통신망을 구축한 것은 한국이 처음이라고 홍보했다.

김 본부장은 “사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통화 그룹에 포함된 기관들이 다 연결해서 통화를 할 수 있지만, 이번에는 그 부분이 작동이 잘 안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기관 내부에서의 통화는 이 통신망으로 원활히 이뤄졌다”며 “가령 경찰 단말기는 현장에 1500대가 있었고 그 단말기들이 동시에 통화했고, 소방과 의료기관도 마찬가지로 (기관별) 통화에 이 통신망을 사용했다”고 부연했다.

기관 간 소통이 해당 통신망을 활용해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김 본부장은 “현장에서 활용하는 훈련을 하도록 하고 있는데 그런 부분이 좀 부족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답했다.

그는 “재난안전 통신망에 문제가 있다거나 통화가 안 됐다든가 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며 “다만 유관기관 간 통화를 해야 되는데 그룹으로 묶어놓은 부분들을 사용을 안 했다는 그런 상황”이라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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