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덜 빌려도 될줄 알았는데…올해 中企 대출 44兆 증가

이민우 2022. 11. 4.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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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대출이 올해 들어 가파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출이 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 중소기업이 대부분이었던 만큼 예상외의 자금 상황에 불안이 커지는 모양새다.

IBK기업은행이 지난달 말 발표한 '중소기업 금융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인 지난해 연매출 5억원 이상인 중소기업 4500곳 중 74%는 올해 외부자금조달이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올해에는 자금 상황이 한결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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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소상공인 대출보다 대폭 늘어
지난해 中企들 예상한 대출액 이미 훌쩍 웃돌아
금리·물가·환율 3高에 향후 전망도 먹구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중소기업 대출이 올해 들어 가파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출이 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 중소기업이 대부분이었던 만큼 예상외의 자금 상황에 불안이 커지는 모양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0월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은 597조523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553조4786억원 대비 44조447억원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분(15조862억원)과 대기업 대출 증가분(24조7381억원)을 더한 것보다도 4조원 정도 많다.

전년 대비 증가율로 비교해도 상당했다. 전년 말 대비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은 8.0%가량이다. 주로 채권 중심으로 자금을 조달하다 최근 회사채 시장 경색 때문에 은행 대출로 급격히 방향을 튼 대기업(30.0%)보다는 낮지만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율( 5.0%)은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중소기업은 자금사정이 대기업보다 열악해 외부 차입 의존도가 높은 만큼 대출 증가는 큰 부담이다. 가뜩이나 고금리 상황에선 더욱 그렇다. 무엇보다 이처럼 대출이 늘어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체감 상황은 더욱 힘들어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IBK기업은행이 지난달 말 발표한 ‘중소기업 금융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인 지난해 연매출 5억원 이상인 중소기업 4500곳 중 74%는 올해 외부자금조달이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16%에 그쳤다. 전년 20.8%보다 줄어든 규모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올해에는 자금 상황이 한결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한 셈이다. 하지만 이미 5대 시중은행에서만 10월 기준 대출액이 44조원을 넘어서면서 지난해 예상한 올해 은행을 통한 자금 조달 규모(39조6626억원)를 넘어섰다.

이처럼 대출이 급증한 것은 경기침체로 소비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세계적인 공급망 문제로 각종 원자재가격도 오르는 등 겹악재에 처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기업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들은 올해 대출 자금의 67.7%를 인건비나 임대료, 각종 공과금 등 운전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고금리와 경기 침체가 '생존'의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로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14~21일 315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11월 중소기업 경기전망조사에 따르면 11월 업황전망경기전망지수(SBHI)는 전달보다 2.8포인트 떨어진 82.3으로 파악됐다. 중기중앙회는 “고환율, 고금리, 고물가 등 3고(高) 여파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소비심리 위축 등의 영향으로 중소기업 체감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심리가 다소 약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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