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해외자본으로 벤처투자 늘린다는 중기부…"年 8조 벤처펀드 목표"
민간 벤처모펀드·글로벌펀드 유치 계획
글로벌 네트워킹…유럽·중동 등 다각화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정부가 민간·해외자본을 끌어들여 침체된 벤처투자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연간 총 8조원 규모의 벤처펀드가 결성되는 생태계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4일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이 담긴 '역동적 벤처투자 생태계 조성 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고환율·고물가·고금리 등 대내외 경제 여건 악화로 벤처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가운데 올해 3분기 벤처투자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약 8400억원 감소했다. 중소형 벤처캐피탈(VC)은 펀드 결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증시 하락에 따른 기업들의 상장(IPO) 연기로 ‘벤처투자-회수-재투자’ 선순환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중기부는 민간 벤처모펀드를 조성하고 글로벌펀드를 유치해 벤처투자 생태계를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먼저, 민간 벤처모펀드를 시대를 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존의 정부 모태펀드와 민간 벤처모펀드, 크게 2개의 축으로 벤처·스타트업 성장 자금을 공급한다. 민간 벤처모펀드란 정부 돈이 들어가지 않은, 민간 출자금으로 펀드를 조성하고 벤처펀드(자펀드)에 출자하는 민간형 재간접펀드(Fund of funds)를 말한다. 미국, 영국, 독일 등 글로벌 벤처 선진국 7개 나라는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이미 민간 벤처모펀드 22개를 운영 중이다.
민간 벤처모펀드는 투자 수익성이 높은 분야에 집중하고, 정부 모태펀드는 청년·여성·창업 초기기업 등 정책지원이 필요한 분야를 뒷받침한다. 또 정부는 민간 벤처모펀드 조성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각종 세제 인센티브를 마련한다.
정부 모태펀드가 해외 벤처캐피탈과 함께 조성하고 있는 글로벌펀드는 내년 말까지 누적 8조원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펀드는 지난해 말 기준 누적 4조9000억원을 달성했다. 미국 중심에서 중동, 유럽 등으로 조성 범위를 넓혀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기회를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VC 간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코리아 벤처창업 투자센터'를 내년에 유럽에 1개 추가 개소한다.
'해외 VC 프로젝트펀드'를 신설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사) 입성 가능성이 높은 국내 스타트업에 대규모 후속투자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여기에는 글로벌 출자자들과 함께 정부 모태펀드도 출자자로 함께 참여할 예정이다.
중간회수 시장도 활성화한다. 2027년까지 모태펀드 출자를 통해 세컨더리 벤처펀드에 출자하는 사모펀드 1조원을 조성한다. 세컨더리 벤처펀드란 다른 벤처펀드가 보유한 창업·벤처기업의 구주를 매입하거나 펀드의 기존 출자자 지분을 거래하는 성격의 펀드를 말한다.
내년에는 '민간제안형 루키리그'를 신설하고, 정부 모태펀드의 루키리그 출자 분야를 확대한다. 루키리그란 특정 업력(등록 3년 이내)·운용자산 규모(총 운용자산 500억원 미만) 수준을 모두 충족한 VC만 참여 가능한 모태펀드 출자 분야를 뜻한다. 현행 루키리그 출자 분야는 창업 초기기업에 국한됐는데, 여기에 청년·특화 산업분야가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민간제안형 루키리그가 신설되면 중소형 VC가 전문성을 갖고 있는 특정 산업분야 등을 주목적 투자로 제안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중기부는 이러한 계획을 통해 벤처펀드 결성 규모를 연 6조원대에서 8조원대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이번 대책으로 시장의 벤처펀드 결성역량이 약 2조원 가량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민간자본이 자생적으로 유입되고, 글로벌 자본이 우리 벤처·스타트업에 적극 투자하는 역동적 벤처투자 생태계가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서울 팁스타운에서 VC 업계, 스타트업 업계 등 정책 수요자들을 대상으로 이번 방안에 대한 정책 설명회를 개최한다.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정부의 세부 지원 내용과 향후 추진계획을 설명할 예정이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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